문 : 지금 우리 아이는 사춘기인지요? 부모가 시키는 일이라면 무조건 싫다며 고개를 가로젓고 악다구니를 쓰고 덤벼들어요. 주변 사람들은 뒤늦은 중2병이라고 하는데 우리 아인 지금 고2거든 요. 사춘기 방황이라면 그 정도는 얼마든 이해하고 또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이의 말과 행동이 너무 과격하고 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있어 덜컥 겁이 납니다.


답 : 사춘기이든 아니든 우선 사춘기라는 말뜻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사전(辭典)에는 ‘인간 발달 단계의 한 시기로, 신체적으로는 2차 성징이 나타나며 정신적으로는 자아의식이 높아지면서 심신 양면으로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춘기는 지극히 자연스런 발달과정입니다. 사춘기는 ‘나는 누구일까?’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합니다. 자기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기존 의 질서와 권위에 도전하며 안 하던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를테면 부모로부터 만들어진 정체성에서 스스로 자신을 생각해 보니(思春)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부분과 부모가 원하는 방향이 달라 부모와 충돌한다면 부모 입장에선 반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반항’은 부모가 기뻐할 일이지 걱정할 부분이 아닙니다. 따라서 사춘기의 반항인지 예의 없는 것인지는 분명히 구별해야 합니다. 문의하신 내용은 사춘기의 반항이라기보다는 무례한 것이라고 해석하셔도 좋습니다. 그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십시오.


문 : 솔직히 우리 아이는 제가 볼 땐 짜증쟁이에 게으름뱅이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야단을 치고 싶은데 그렇게 해도 될까요?

답 : 그렇게 하십시오. 다만 꾸중을 할 때는 반드시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신 후에 꾸중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꾸중이 ‘비난’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꾸중을 해야 할 자리에 섣불리 꾸중을 못하는 부모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요, 아마 기존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좋은 부모상에 세뇌된 것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 심리학에서 말하는 좋은 부모란 ‘민주적 부모’입니다. 되는 것 과 안 되는 것에 대한 구분이 명확한 부모입니다. 그래서 되는 부분에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되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되는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를 갖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한국 부모들은 ‘민주적 부모’라고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허용적 부모’와 ‘과잉적 부모’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 자식 간의 친밀감은 높아졌지만 수직체계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어렸을 때는 살가운 관계가 되지만 성장하게 되면 관계가 소원해지고 아이는 자기 세계 속으로만 들어가 아무것도 안 하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것은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게으름’이며 생활 태도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부모는 게으름과 심리적 문제는 명백히 구분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가족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물론 자기 방 정 리, 인사하기, 정해진 시간 일어나고 잠자리 들기와 같은 것들부터 다시 점검하십시오. 가장 기본적인 것 같지만 그 부분부터가 행동수정의 시작임을 기억하십시오. 그런 것들은 의견을 묻거 나 민주적으로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민주적이라는 개념에는 책임과 의무가 이행된 이후의 자유보장이라는 것을 꼭 명심하십시오.

문 :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답 : 부모가 아이를 어른으로 만들어 독립시킬 준비를 하십시오. 사춘기는 누구나 거쳐야 할 발달단계입니다. 스스로 자신을 탐사하면서 자신이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 사명과 소명을 동시에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 부분은 학교나 교회학교의 몫이 아니라 부모의 몫이 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학교는 그 아이가 사회에 나가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 교육’이 주된 내용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비전교육과 인성교육은 따로 하셔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진로와 적성을 위한 탐사작업을 도와주십시오. 심리검사 전문 사이트를 통해서 종합 검사를 받을 수도 있고 진로에 대한 전문가의 안내를 받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궁극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