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인도차이나 한국 이단

작성일2019-04-05

한국 이단들이 성공적으로 세계화하고 있다. 한국인을 메시아 혹은 하나님으로 숭배하는 외국인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교주의 나라’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도차이나반도에 진출한 이단들은 결혼 이민과 이주노동 등의 인적 교류를 기반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이단에 미혹된 베트남과 캄보디아 이주민들이 자국을 방문하거나 귀국한 후 포교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제보들이 늘고 있다.

인도차이나반도 지역은 한국교회의 주요 선교지이기도 하다. 이곳이 한국 이단들의 핵심 거점이 되는 것은 심각한 도전이다. 필자는 지난 2년 동안 인도차이나반도에 진출한 한국 기독교계 신흥종교 운동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주의 영향을 받아온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가 그 대상이다. 현지 방문조사를 하면서 파악한 상황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특히 한류와 함께 이른바 ‘박항서 매직’의 영향권 아래 있는 베트남에서의 한국 이단 활동은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인교회들을 중심으로 파고들었던 신천지는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과 IWPG(세계여성평화그룹) 등의 위장단체들을 내세워 현지 교회에 침투하고 있고, 최근에는 호치민에 한국어학원을 설립해 포교 활동을 넓히고 있다.

박옥수 구원파는 IYF(국제청소년연합) 영어 및 월드캠프 행사를 통해 청년들에게 다가서고 있고, 하나님의교회(구 안상홍증인회) 소속 청년 수백명은 호치민 시내 중심에서 대규모 플래시몹이나 이벤트를 진행할 정도로 베트남의 한국 이단 문제는 심각하다. 베트남 현지 조사 기간 중 남부 호치민과 북부 하노이에서 현지 목회자들을 위한 이단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다행히 베트남 교회 지도자들이 한국 이단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한국교회들과 협력하면서 적극적으로 이단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오래전부터 통일교가 합동결혼식을 내세워 곳곳에서 활동해오고 있다. 행사에는 현지 정치인뿐만 아니라 불교 지도자들도 다수 참석하는 등 나름 영향력을 갖고 있다. 베트남과 달리 대중 집회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캄보디아는 베트남 등 각지에서 모여든 청년대학생들이 참여한 IYF 월드캠프가 수도 프놈펜의 대학캠퍼스에서 수년째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포교 활동도 심각한 상황이어서 캄보디아 현지인 교회는 하나님의교회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라오스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비해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하고 종교 통제도 엄격한 편이다. 이단도 문제이지만 교회의 선교도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인도차이나반도 중심에 있는 라오스는 지정학적으로 전략적 요충지이다. 현재 인도차이나는 육로보다 항로를 통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직항이 운영되는 베트남의 호치민과 하노이 그리고 캄보디아의 프놈펜과 씨엠립이 한국 이단 침투의 관문이 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중국에서 육로를 통해 진입하는 이단들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에 예방적 차원에서 대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이런 이단들이 없었을 정도로 한국 이단들의 인도차이나 포교 전략은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첫째, 결혼이민과 이주노동 등 인적 교류를 이용한 공격적 포교가 시도되고 있다. 둘째, 포교 대상이 교민 중심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됐다. 셋째, 직접적 종교 포교보다 사회문화 활동을 주로 이용한 간접 포교 활동이 집중되고 있다. 넷째, 인터넷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온라인 포교도 활발하다. 다섯째, 현지 정치인들과 언론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 여섯째, 한국으로부터의 풍족한 재정지원이 이뤄지면서 포교를 위한 물적 토대를 안정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특히 외곽 단체를 내세운 위장 포교는 기본이며 한류를 이용한 미혹의 덫은 덤이다.

트렌디한 감각과 완성도 높은 포교 전략으로 무장한 한국 이단들의 인도차이나 침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면서, 이미 한국교회 선교의 심각한 장애물로 등장했다. 이단 대처와 복음 전도를 위한 전략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탁지일(부산장신대 교수·현대종교 이사장)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70388&code=23111413&sid1=mco&sid2=0008

탁지일 (교수)

부산장신대 교수·현대종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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