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교계, 하늘과 함께 울었다. 스포츠센터 화재로 목회자·성도 4명 잃어

작성일2017-12-25

신상범 총회장(맨 오른쪽) 등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 임원들이 지난 22일 충북 제천중앙교회에서 유가족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기성 총회 제공

“소외된 이웃을 위해 몸소 사랑을 실천한 귀하고 특별하게 쓰임 받던 천사 같은 분들이신데….”

24일 수화기로 들려오는 박정민 시온성교회 목사의 목소리에는 비통함이 가득 묻어났다. 박 목사는 지난 21일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로 이항자(57·여) 명예장로와 김태현(57·여) 권사를 먼저 떠나보냈다.

성탄절을 앞둔 24일, 김 목사는 두 성도의 화장 및 하관예배를 집례하고 충북 제천 내제로의 시온성교회 주일예배를 인도했다. 평소 같으면 성탄 전야제와 새벽송 준비로 흥겨움이 가득했겠지만 화마로 성도를 잃어버린 교회엔 침통함만 가득했다. 교회는 이날 모든 성탄 행사를 취소하고 오후예배를 드려 두 성도를 추모했다. 앞서 교회는 기획위원회를 열어 고 이항자 권사를 명예장로로 추대했다.


박 목사는 “교회 강단에 서면 자꾸 두 분이 계셨던 자리가 비어 있는 게 보인다”며 “주일 아침마다 일찍 먼저 나와 식사준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흐느꼈다.

고(故) 박한주 목사가 시무한 제천중앙성결교회 예배에서도 시종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부교역자 오강석 목사는 “하나님과 우리의 생각이 다르다”는 내용을 전하며 성도들에게 소망에 관한 설교를 했다. 이 교회 석시한 장로는 이날 통화에서 “교인 모두 다들 슬퍼하고 묵념하며 모두들 고인을 기리는 기도에 전념하고 있다”며 “내일 성탄 축하 예배는 예정대로 드린 뒤 장례예배를 드릴 것”이라 말했다.

교회 홈페이지도 박 목사 애도의 글로 가득했다. 제천중앙성결교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네팔 선교사는 “네팔에 와 여생을 선교하며 살고 싶다고 하셨던 그 말씀이 지금도 생각난다”며 “목사님은 참 좋은 목자이자 선한 목회자, 남 아프게 할 줄 모르는 어른이었다”고 추모했다.

고 박재용 목사가 개척한 제천 드림성결교회에서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신상범 목사) 지방회의 명예목사인 허승희 목사가 오전 예배를 인도했다. 교회 대표로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김모 집사는 “성도 모두가 빠짐없이 교회로 와 예배에 참석했다”며 “집사들은 성탄절인 내일 오전 11시 예배까지 최선을 다해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회는 이날 오후 3시20분 제천중앙성결교회와 두 목회자를 위한 합동 위로예배를 드렸다.

고 박한주 박재용 목사를 화마로 떠나보낸 기성 총회는 참사 다음날인 22일 제천서울병원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총회는 26일 오전 8시30분 제천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예배를 인도한다. 설교는 신상범 총회장이 맡는다.

신 총회장은 “박한주 목사는 교단 내에서나, 지역에서나 여러 활동을 하며 바른 목회를 해왔고, 박재용 목사도 개척교회를 일궈 교회 부흥을 위해 노력했던 목회자”라며 “박재용 목사의 자녀가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이라 아직 많이 어리다. 이들을 위해 교단이나 지방회 차원에서 성금을 전하고 홀사모회 장학금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민경 이현우 기자 grieg@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72492&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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