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임박… 투명한 회계관리 유의해야

작성일2017-10-18

지난해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한 종교단체 가운데 불교계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신교 단체 가운데 불성실 기부금 단체로 적발된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부터 예정된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종교계의 투명한 회계 관리 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거짓 기부금 영수증 발행 단체수 및 규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5건 이상 또는 5000만원 이상 발급한 불성실 기부금 단체는 55곳, 영수증 발행 총금액은 171억1300만원이었다.

이들 단체 가운데 46곳(84%)이 종교단체였고, 이들 단체 모두가 사찰 등 불교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 단체에서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한 곳은 없었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비교할 때, 개신교 단체의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국세청이 파악한 불성실 기부금 단체 명단에 포함된 교회는 2014년 4곳, 2015년 5곳이었다. 반면 불교계의 경우 2014년 89곳, 2015년 54곳이 이름을 올렸다. 국세청은 이 같은 명단 공개와 관련, “단체명에 특정 종단 명칭을 사용했으나 해당 종단 소속 단체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수수료를 받고 실제 기부금보다 수십 배 많은 금액의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는 곳도 있었다”고 밝혔다.

거짓 기부금 영수증 발행 건수는 주춤한 듯하지만, 영수증 발행금액은 다시 늘었다. 2016년 영수증 총 발행금액은 171억1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8억여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수증 발행 단체 수가 7곳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단체당 불법 영수증을 발행한 액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 재정회계국장인 이식영 장로는 1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교회의 재정 투명성에 대한 교육과 인식이 확대되면서 그 효과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있어 매년 20여회 진행하던 노회별 교회재정 세미나를 올해는 이미 30회 진행했다”면서 “교회가 정직한 영수증 발급, 지정 기간 내 세무서에 제출, 영수증 발급일로부터 5년간 발급대장 보관의 3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수(이현회계법인 상무) 회계사는 “거짓 기부금 영수증 발급 행위는 종교단체들이 ‘조세 범죄자’를 방조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영수증 발급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성도가 죄의식 없이 범죄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자체적 윤리강령을 수시로 공유하고, 교회 내 재무회계 세칙을 자유롭게 열람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글=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32496&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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