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로 복음 심어요” 해외 선교 신선한 실험....CCC 미디어 사역팀 VLM의 ‘필름스쿨’

작성일2016-09-30

지난 7월 20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로 ‘필름스쿨’ 사역을 떠난 대학생들이 칭기즈칸 광장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7월 31일부터 보름간 태국 수도 방콕으로 ‘필름스쿨’ 단기선교를 떠난 대학생들이 팀별로 영상촬영을 하는 모습. CCC VLM 제공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에서 미디어 사역을 하는 VLM(Virtually Led Movements)팀은 올 여름 해외단기선교에서 사영리 소책자 대신 영상장비를 챙겼다. 이들은 오랜 기간 대학생 단기선교의 전형이었던 거리 전도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선교를 실험 중이다.

VLM에서 진행하고 있는 ‘필름스쿨’은 외국 현지 학생들과 함께 단편영화를 만들며 복음을 전하는 해외선교 사역이다. 지난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를 시작으로 올해는 울란바토르와 태국 수도 방콕까지 두 군데를 다녀왔다. 지난 7월 20일부터 15일간 떠난 울란바토르 사역엔 15명의 현지 학생이 참여했다. 이틀 동안 사전교육을 한 뒤 한국 학생 1∼2명과 현지 학생 4∼5명이 한 팀을 이뤄 본격적으로 단편영화 제작에 돌입했다.

영화엔 그들의 삶과 문화가 담긴다. 일에 치여서 가정에 소홀해진 가장, 도시로 떠나 고생하는 시골 소년, 작은 욕심을 부리다 욕심이 점점 커져 돌이킬 수 없게 된 사연 등이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며칠 밤을 세워가며 영상을 제작하다보면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고, 시나리오를 짜는 과정에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다. 전도 대상자와 마주칠 일이 많지 않은 기존의 길거리 전도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이다.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미리 준비해 간 기독영상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도 한다. 하나님을 믿지 않던 한 학생은 필름학교가 선교사역이란 걸 알면서도 자진해서 올해 필름학교 사역을 돕기도 했다. 필름스쿨 선교사역을 처음 기획한 오경수 VLM 팀장은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선교 방식은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이 멈춰 있다”며 “변화하지 않는 복음을 변화하는 세대에 어떻게 전할까 고민하다가 필름스쿨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지에서 처음 본 외국인 학생들과 영상을 만들다보면 우여곡절도 많이 생긴다. 울란바토르에서 해가 진 뒤 촬영을 해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하필 밤에도 어두워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펼쳐지는 바람에 자정이 지나서 촬영을 마친 적도 있다.

방콕에선 엄마 역할을 할 배우를 구하지 못해 가장 나이 들어 보이는 학생이 엄마 역할을 대신했고,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촬영을 접기도 했다. 이렇게 만든 영상들은 ‘쇼잉데이’에 함께 모여 상영회를 갖는다.

방콕에서 필름학교에 참여한 람캄행대학교 졸업생 움씨는 “하나님을 믿지 않았는데 영상을 제작하면서 하나님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고 했고, 현지 대학에서 CCC순장을 맡고 있는 게임씨는 “태국에는 기독교 가치관을 담은 영상이 거의 없어서 내가 직접 그런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VLM은 필름스쿨과 별도로 ‘SF전도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현지 교인들의 스마트폰에 18편의 예수영화와 단편영화를 담은 뒤 길거리에서 영상을 보여주며 복음을 심는 것이다. 처음부터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아니라 영상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나누는 식이어서 전도 대상자들의 거부감도 적다.

한 몽골 여학생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전도법”이라 했고, 다른 학생은 “복음을 더 전해야 하는데 스마트폰 배터리가 떨어져 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정성진 VLM 간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영상미디어가 급속히 퍼지는 상황인 만큼 미디어를 전도와 선교의 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미디어는 선교사가 들어가지 못하는 구석구석까지 복음을 전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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