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이마·뺨에 돋은 ‘좁쌀’…뜯거나 짜면 안돼

작성일2020-11-08

“어, 이게 뭐지?”
깨끗하던 얼굴에 작은 돌기들이 오돌토돌 일어나 고민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좁쌀 같은 알갱이가 눈가나 볼 주변에 생기면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아 골치다.

피지덩어리 혹은 초기 여드름으로 생각해 짜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고 어떤 것은 얼굴에 있던 것이 목이나 가슴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작은 좁쌀처럼 돋아나는 것은 한관종, 비립종, 편평사마귀, 피지샘증식증이 대표적인데 모양이 비슷해 일반적으로 구별이 쉽지 않다.

# 한관종/주로 눈가에 생겨…짜거나 바늘로 터뜨려선 안돼
주로 눈 주위에 오돌토돌 좁쌀 같은 것이 보이면 한관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관종은 땀이 나오는 통로(땀샘)에 생긴 일종의 양성 종양이다. 살색을 띠는 1㎜ 미만의 작은 돌기로 30·40대 여성들의 눈가에 많으며 뺨이나 이마에도 생긴다.

한관종

마치 개구리알처럼 알갱이가 들어있는 것 같이 몇몇에서 수십 개까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 돌기 속에 물이 차서 피로 등 몸 상태나 계절에 따라 커졌다가 작아졌다를 반복한다.
한관종은 진피층 땀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뿌리가 깊으며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아 치료가 까다롭다. 손으로 함부로 짜거나 바늘로 터뜨리는 시도는 흉터를 남길수 있어 삼가야 한다.

#비립종/좁쌀 여드름과 비슷…생길 때마다 치료해야
비립종은 지름 1~2㎜로 둥글며 눈 아래에서 잘 발생한다. 한관종이 살색에 가깝다면 비립종은 흰색 알갱이가 들어있는 모양이어서 ‘좁쌀종’으로도 불린다.
피지 또는 각질 덩어리가 피부 속에 쌓여 나타나는 것으로 보통 좁쌀 여드름(면포)과 모양이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얼굴, 특히 볼과 눈꺼풀에 오돌토돌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비립종

건드리면 ‘톡’ 나올 것 같지만 짜서 나오지 않고 구멍을 열어야 튀어나온다. 신생아의 50% 정도에서도 발견되지만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성인은 치료하지 않으면 없어지지 않는 낭종(주머니 모양 종양)이어서 생길 때마다 치료해주는 것이 좋다.

#피지샘증식증/노화로 발생…노란색 배꼽 모양 기름 덩어리
피지샘증식증은 주로 40대 이후 중노년층의 이마에 많다. 진피층의 피지선이 노화에 의해 커지고 과도하게 증식해 2∼6㎜ 정도 크기로 모공 주위가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증상이다. 속은 기름 덩어리로 채워져 있으며 심한 지성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 많다.
피지샘증식증

특징적으로 노란색을 띠며 중심부가 배꼽 모양의 분화구처럼 푹 들어가 있다. 이마 뺨에 많으며 불규칙하게 흩어진 형태로 나타난다.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김형섭 원장은 7일 “중년에 갑자기 나는 여드름이라고 생각해 일반인들이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피부과에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점차 얼굴 전체를 덮을 정도로 많이 심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편평사마귀/HPV바이러스가 원인…가족에 전염될 수 있어
편평사마귀는 둥글게 나타나는 다른 돌기들과 달리 표면이 칼로 자른 듯이 납작(편평)하다.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3, 10, 28, 49형) 감염이 원인이어서 접촉으로 옮거나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편평사마귀

직경은 2~4㎜ 크기로 얼굴에 주로 생기지만 등이나 목, 가슴 등 몸 곳곳에 산재돼 번지는 경향이 강하다. 오래 방치하면 갈색으로 변해 검버섯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20·30대 여성에게도 많다. 어린이, 성인 모두에 나타난다.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 후 치료해야 한다. 가족 간 전염될 수 있어 수건이나 세안 도구를 구별해 써야 한다.
이주희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환자 대부분이 처음엔 여드름인줄 알고 짜다가 얼굴의 다른 부분이나 손, 발 등으로 크게 퍼진 다음에야 병원에 찾아온다”면서 “점이나 기미인 줄 알고 평생 갖고 사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좁쌀 모양 피부 돌기 질환들은 미용적인 고민과 문제를 야기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어떻게 매끈하게 치료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김형섭 원장은 “눈가나 얼굴에 오돌토돌 좁쌀 모양이 생기면 자꾸 손이 가게 되는데, 함부로 짜거나 뜯어 상처를 내면 2차 감염이나 색소 침착, 흉터를 남길 수 있어 삼가야 한다”면서 “증상마다 깊이가 다르고 겉과 속은 포도넝쿨처럼 얽힌 경우도 있어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기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진피층부터 발생하는 한관종은 깊이가 깊어 레이저 치료를 여러차례 할수 있고 심한 경우 부분적으로 화학적 박피술이 필요할 수 있다. 비립종은 피부 얕은 곳에 위치하는 각화낭종으로 치료시 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며 회복기간이 따로 필요없다. 피지샘증식증은 피부 진피층에 위치해 이를 완전히 제거하면 흉터가 생길 수 있다. 크기를 줄이는 정도로 치료하며 재발시 반복 치료가 필요하다. 편평사마귀는 레이저, 냉동치료, 면역요법 등을 사용해 치료한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회복 기간이 3~7일 사이로 짧은 편이지만 바이러스 감염이므로 치료 후 재발할 수 있다. 바이러스질환의 특성상 치료가 빠를수록 효과적이고 치료범위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192809&code=611219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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