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수도권 코로나 일촉즉발…이태원 때보다 걱정된다”

작성일2020-08-14

방역 당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높여야 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3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코로나19의 국내 발생이 연일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6명이다. 국내 발생 47명, 해외유입 9명이다. 이중 국내 발생 신규환자 수는 지난달 3일(49명) 이후 41일 만에 가장 많다. 수도권에서만 41명(서울 25명, 경기 16명)이 나왔다. 부산에서 2명, 광주·울산·충남·경남에서 각 1명씩이다.

권 부본부장은 “8월 중순 현재 코로나19의 국내 산발적 확산 상황을 볼 때 실질적으로는 지금이 위기”라면서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5월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환자 폭증과 6월 방문판매, 수도권 개척교회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됐을 때보다도 현재의 유행 상황이 더욱 우려된다고도 말했다.

이유는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를 통해 조용히 전파되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2주(7월 31일~8월 13일)간 신고된 501명 중 13.4%인 67명의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45.1%인 226명은 해외유입, 27.9%는 국내 집단발병 사례다.

방학·휴가 기간이 맞물려 있고 광복절(15일) 대규모 집회가 예고된 점도 우려하는 지점이다.

권 부본부장은 “단일 감염원으로 인한 연쇄 확산이 아닌 무증상 또는 경증 감염의 조용한 전파가 상당 기간 지역 사회에 확인되지 않고 이어져 오다가 교회, 방문판매, 직장, 시장, 학교 등의 밀접한 모임이나 장소에서 특히 수도권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징후를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휴가 기간과 맞물리고 주말 3일간 여행·소모임 동시에 대규모 집회를 통해 다시 증폭된다면 그때는 정말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또다시 일상의 활동 일부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향 조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사흘간의 연휴 기간 모임·외출은 자제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과 2m 이상 거리두기를 준수해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운영 중인 안전 신문고로 최근 신고된 사례를 보면 청소년 여름 캠프에서 1박2일 동안 강의, 노래, 야식을 함께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단체 사진 촬영까지 강행해 집단감염이 우려된다는 사례가 있었다.

음식점과 마트 등 다중이용시설 종사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손님을 응대해 감염 전파 위험이 있다는 신고도 여러 건 접수됐다.

권 부본부장은 “추가 확산 억제를 위해 우리 모두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방역조치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어떤 특정 장소가 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것이 아니다.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가 모두 감염의 우려가 있는 행동인 만큼 활동 중에는 잠시라도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905695&code=611211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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