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섬유 마스크’만이 알코올 소독후 여러 번 사용 가능하다

작성일2020-06-19

이제 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나 세균으로부터 호흡기를 일차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개인 필수 위생품이 됐다. 하지만 마스크를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아깝고, 그렇다고 재사용하기에도 찝찝하다.

이런 가운데 나노섬유 소재 마스크는 집에서 간단한 에탄올 세정을 통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걸러주는 효과가 가장 좋은 보건용 N95마스크는 에탄올 소독 후 다시 쓰면 여과 효율이 최대 64%까지 줄었다.

다가올 2, 3차 코로나19 대유행에 대비해 확산 차단의 수단으로 나노섬유 마스크를 적극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온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박사과정 이재윤씨, 정연수씨 연구팀은 일본 신슈대 김익수 교수팀과 공동으로 마스크 필터의 세정 처리 이후 여과 효율, 기류 속도, 표면 및 형태학적 특성 등 성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마스크 필터에 75% 에탄올을 뿌린 후 자연 건조하는 방법과 마스크 필터를 75% 에탄올에 담근 후 자연 건조하는 방법으로 세정처리 후 결과를 검증했다. 실험에는 보건용 N95 마스크와 나노섬유 필터 마스크가 사용됐다.

N95 마스크는 공기에 떠다니는 1마이크로미터(㎛) 이상 크기의 미세 입자를 95% 이상 걸러준다는 뜻으로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막아주는 효율이 가장 좋다. 의료인에게 주로 쓰인다. 일반인에게는 KF80이상이나 비말 차단용 마스크 등 착용이 권장되고 있다.

N95 마스크에 주로 사용되는 멜트블로운(melt blown) 필터와 전기방사 공정으로 생산되는 나노섬유(nanofiber) 필터로 실험한 결과, 두 필터 소재에서 모두 에탄올 용액을 3회 이상 분무하거나 에탄올 용액에 5분 이상 담가두는 것만으로도 마스크 필터 내부에 잔존할 수 있는 병원체가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마스크 필터 소재 모두 처음 사용했을 때 여과 효율은 95% 이상으로 측정돼 착용자의 호흡기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 표면에 물이 잘 붙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마스크가 습기와 침(비말) 등에 젖는 습윤 현상이 방지되는 것을 두 소재에서 모두 확인했다.

하지만 멜트블로운 필터의 여과 효율은 에탄올 용액으로 세정한 후 재사용 했을 때 최대 64%까지 줄었다. 반면 나노섬유 필터의 경우 에탄올 스프레이 세정을 통해 10회 재사용하거나 에탄올에 24시간 동안 담가둔 후 재사용해도 여과 효율이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는 세정 후 필터의 정전기가 감소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멜트블로운 필터는 입자를 여과할 때 표면의 정전기 효과에 일부 의존한다. 하지만 나노섬유는 정전기에 의존하지 않고 표면의 형태학적 특성과 기공(작은 구멍) 크기에 따라 여과하며 나노섬유 소재가 에탄올에 변형되지 않는다.

아울러 나노섬유 필터는 멜트블로운 필터에 비해 열 방출, 이산화탄소 배출 능력이 높아 훨씬 호흡하기 편하다. 인간 피부세포 및 혈관세포를 활용한 생물학적 안전성 실험에서도 세포독성이 없음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종합해 두 마스크 필터 모두 처음 사용할 때는 여과 성능이 비슷하지만 나노섬유 필터만이 집에서도 간단한 에탄올 세정을 통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스텍 차형준 교수는 17일 “이 연구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나노섬유 마스크의 생물학적 안전성과 세정 후 여과 효율성 유지 등을 실험으로 검증한 것”이라며 의의를 설명했다. 신슈대 김익수 교수는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2, 3차 코로나 대유행에 있어서 나노섬유 마스크가 감염 예방의 한 수단으로써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ACS Applied Nano Materials)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700173&code=611211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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