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냄새·맛 못 느껴…“젊은층·여성에 더 흔해”

작성일2020-05-12

대구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초기 단계 확진자의 15.3%, 무증상 및 경증 환자의 15.7%가 냄새를 못 맡거나 맛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각 및 미각 상실은 젊은층과 여성에서 더 흔했다.

방역당국은 11일 지침을 개정해 후각·미각 소실과 두통 등의 증상을 코로나19 임상 진단기준에 새로 포함시켰다. 냄새나 맛을 못 느끼거나 머리가 아픈 경우에도 코로나19 검사를 적극 받아볼 것을 권고했다.

대구감염병관리단장을 맡은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시의사회와 함께 지난 3월 8일부터 31일까지 코로나19 진단을 받고 입원과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위해 대기 중이던 확진자 31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지난 3월 말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일부 공개한 적 있지만 이후 데이터를 추가하고 피어 리뷰(동료 심사)를 거쳐 이번에 정식 연구논문으로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대구시의사회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2월 말 소속 회원 150여명이 참여해 전화 인터뷰로 환자의 심각도를 분류하는 시스템을 도입·운영했다. 그 과정에 후각과 미각 상실 유무를 파악했다. 후각 상실 232명, 미각 상실 196명은 이후 입원하거나 격리시설로 옮겨진 뒤에도 추적 관찰해 해당 증상의 지속 여부와 기간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초기 단계 확진자 3191명의 15.3%(488명)에서 후각 상실 혹은 미각 상실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52%(254명)는 후각과 미각 상실을 동시에 겪었고 20.3%(99명)는 미각 상실만, 27.7%(135명)는 후각 상실만 보였다. 후각과 미각 상실을 경험한 488명 가운데 여성이 68.9%(336명)로 남성보다 많았다.
또 전체 3191명 가운데 증상이 없거나 경증 단계로 분류된 2342명의 15.7%(367명)에서 후각 혹은 미각 상실을 보였다.


후각과 미각 상실을 보인 대부분의 환자들은 3주안에 회복됐다. 회복되기까지 걸린 중간값은 7일이었다. 연구진은 “후각 상실의 지속 기간은 20·30대에서 더 길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후각과 미각 상실은 광범위한 바이러스감염과 관련있다. 특히 코나 목구멍 등 상기도 영역의 바이러스 감염은 후각 상피세포에 손상을 준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결합하는 인체세포의 ‘ACE2 수용체’는 구강 점막세포에 넓게 분포돼 있어 미각 소실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초창기 후각‧미각 상실은 코로나19 진단의 주 증상으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초기 단계나 무증상·경증 환자의 조기 발견에 중요한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코로나19 임상 증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개정한 ‘코로나19 대응 지침 제8판’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례 정의는 감염병 감시·대응 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정하는 것이다.

이전 사례정의에서는 코로나19 임상증상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기침, 호흡곤란 등)에 국한됐다. 개정된 지침에는 오한, 근육통, 두통, 후각·미각 소실 등이 포함됐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달 말 코로나19 증상으로 오한과 오한을 동반한 지속적 떨림, 근육통, 두통, 인후통, 미각 또는 후각 상실 등을 추가한 바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567576&code=611211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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