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 신곡 ‘투나잇’ 발표한 ‘코리아 갓 탤런트’ 스타 최성봉

작성일2021-07-20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가수 최성봉. 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는 잠시 외출 허가를 받아 국민일보를 찾았다.

가수 최성봉(31)이 매일 삼켜야 하는 알약은 총 45알이다. 의사는 그의 병세가 호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 2월에는 두 차례나 숨이 멎어 심폐소생술(CPR)을 받기도 했다. 그는 어쩌다가 이렇듯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게 된 것일까.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최성봉은 자신을 괴롭히는 병들의 이름부터 하나씩 나열했다. 대장암 전립선암 갑상샘암 갑상샘저하증 뇌수막염…. 하지만 기약 없는 투병 상황보다 더 마음을 아프게 한 건 최성봉의 말과 표정에서 그 어떤 낙관의 기미도 느낄 수 없다는 거였다.

“마음을 비우고 있어요. (세상을 떠나야 한다면) 무탈하게 가고 싶어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냐고요? 전혀요. 하나님을 원망하는 일은 어린 시절에 이미 할 만큼 했어요.”

최성봉의 굴곡진 삶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저런 말을 내뱉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그는 세 살 때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다. 보육원에 들어갔지만 이후의 삶도 순탄치 않았다. 구타에 시달리다가 보육원을 빠져나와 다섯 살 때부터 거리의 삶을 살아야 했다. 껌을 팔아 돈을 벌었고 쓰레기통을 뒤져 배를 채웠다.

그의 삶에 빛이 깃들기 시작한 건 열네 살 되던 해에 성악가 박정소를 만나면서였다. 그를 통해 최성봉은 노래를 배웠고 하나님을 만났다. 최성봉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건 2011년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tvN)를 통해서였다. 최성봉은 호소력 짙은 음색과 감동적인 사연으로 안방에 큰 울림을 선사했다. 국내외 많은 미디어가 ‘껌팔이 소년’ 최성봉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이후 그는 지구촌 곳곳을 누볐다. 사람들은 그가 방송 출연 이후 영광의 10년을 살았을 거라고 넘겨짚을 것이다. 하지만 최성봉은 뜻밖의 말들만 쏟아냈다. 그는 “10년 전, 많은 사람이 ‘너의 엄마가 돼주겠다’고 했지만 그때뿐이었다”며 씁쓸해했다. 이어 “지난 10년은 상처의 세월이었다”며 자세한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경제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5월 건강검진에서 암 판정을 받았는데, 병원비를 공사 현장에서 막노동해 번 돈과 팬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했다. 최성봉은 “항암 치료를 앞으로 27번은 더 해야 한다는데 돈이 부족하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성도인 최성봉은 “신앙이 없었다면 이미 나는 죽었을 것”이라며 “현재 내 유일한 벗은 하나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날 최성봉을 만난 건 그의 신곡 ‘투나잇’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지난 2일 발표한 이 곡은 “울지 말아요” “슬퍼 마요” 같은 가사가 반복되는 발라드 노래다. 노래를 들으면 그가 전하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최성봉은 “치료비에 써야 할 돈으로 음악을 만들었다”며 “죽기 전에 뭐라도 하나 남겨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는 ‘무거운 희망’의 아이콘이었어요. 사람들은 음악보다는 저의 ‘사연’에만 주목하곤 했죠. 아이돌 가수를 보며 환호하던 사람들이 제가 등장하면 눈물을 흘리곤 했어요. 하지만 저는 이제 ‘가벼운 희망’을 상징하는, 웃음과 행복을 전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다양한 음악에 도전하고 싶어요. 가장 닮고 싶은 가수가 누구냐고요? 바로 싸이예요. 음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니까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01406&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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