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플레이2’ 우승… 정식 데뷔 가수 임지수의 삶과 신앙

작성일2021-02-09

임지수씨가 보컬플레이2에서 결승곡 ‘Flashlight’(아래 사진)와 준결승곡인 CCM ‘You Say’를 부르는 모습. 방송화면 캡처

2019년 12월 음악 경연 프로그램 ‘보컬플레이:캠퍼스 뮤직 올림피아드’(보컬플레이2)에서 임지수(23)씨가 준결승 무대에 오르자 CCM ‘유 세이(You Say)’의 반주가 흘러나왔다. 눈을 꼭 감은 채 하늘을 향해 손을 뻗고 열창하는 모습은 기도하며 찬양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이 무대가 마지막일 수도 있겠단 생각에 마지막 무대만큼은 주님께 드리자는 마음으로 CCM을 선정했어요. 방송 경연 무대여서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제 목소리를 주시고 여기까지 올라오게 해주신 것도 주님이시니까요. 이 찬양을 통해 모든 영광을 주님께 올려드리자는 마음으로 노래했습니다.”

임씨는 이 무대와 결승전을 연달아 승리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임씨는 1년여의 준비를 거쳐 지난달 싱글앨범 ‘모놀로그’를 발표하며 정식 데뷔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임씨는 “오랜 시간 꿈꿔온 가수의 여정을 시작했다는 게 설레면서도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태신앙으로 자연스럽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임씨는 8살 때부터 중국, 14살 때부터 미국 등 낯선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하나님께 더 깊이 의지하게 됐다. 음악을 시작하고 가수의 꿈을 키우며 노래를 연습한 곳 역시 교회였다.

5살 때부터 간절히 품어온 꿈이었지만, 가수가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보컬플레이2에 출연하기 전 10대 때부터 ‘슈퍼스타K’ ‘K팝스타’ 등 여러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지만 번번이 기회가 무산됐다.

그는 “꽤 높은 곳에 올라간 적도 있었는데 통편집으로 방송에 얼굴조차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서 내 길이 아닌가 싶어 좌절하기도 했다”면서도 “오히려 그 덕분에 보컬플레이2에서 신선한 얼굴로 출연할 수 있었다. 그때 방송에 얼굴을 노출하지 않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가족들의 반대도 컸다. 부모님은 임씨가 전문직에 종사하며 안정된 길을 가길 바랐다. 하지만 노래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홀로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 가족들 몰래 버클리음대에 지원서를 냈다. 그리고 덜컥 합격했다. 그는 “어머니가 장학금을 2만 달러(약 2200만원) 이상 받아오면 버클리음대에 다닐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해서 장학금 오디션을 봤는데 2만1000달러의 장학금을 받았다”며 “담당 교수와 직원들 모두 처음 보는 금액이라고 놀라워했다. 주님만 아시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가수의 꿈을 이루고 싶었던 그는 버클리음대를 휴학한 후 한국에 들어와 있던 중 보컬플레이2에 출연했다. 보컬플레이2는 대학생 뮤지션이 학교의 이름을 걸고 출전해 경쟁하는 서바이벌 형식이었다. 당시 임씨는 ‘버클리음대 장학생’이라는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다. 임씨는 “버클리음대 출신, 해외파라는 말이 부담되기도 했지만 가수의 꿈이 너무나 간절했다”며 “부모님도 프로그램을 통해 노래하는 모습을 직접 보신 후로는 누구보다 든든한 응원자가 돼 주셨다”고 말했다.

임씨는 경연 내내 희망과 믿음의 가사가 담긴 노래를 선곡해 불렀다. 특히 첫 곡이었던 이매진 드래곤스의 ‘라디오액티브(Radioactive)’는 팬들이 대표곡으로 꼽는 노래다. 그는 ‘새로운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가사를 ‘주님의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마음으로 불렀다고 했다. 임씨는 첫 곡을 선곡할 때 일화를 소개했다.

“촬영 전에 10곡씩 뽑아서 제작진과 미팅한 후 곡을 정하는데, 정말 자신 있는 곡들을 순서대로 적어갔는데도 아홉 번째 곡까지 계속 음이탈이 나더라고요. 음악감독님이 제 음색과 어울릴 것 같다고 아델의 ‘스카이폴(Skyfall)’을 추천해 주셔서 불러보는데 가사가 ‘하늘아 무너져라’인 거예요. 주님을 예배하는 게 목적인 제가 이 가사를 직접 부르고 싶지 않아서 마지막 열 번째 곡을 불러보겠다고 했는데 다행히 음이탈이 나지 않았어요. 그게 지금의 저를 있게 한 라디오액티브였어요.”

우승 후 곧바로 데뷔 준비에 돌입했지만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졌다. 그동안 임씨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 노래하는 영상을 꾸준히 올렸다. 팬들과 소통하는 유튜브 채널의 질문 영상에선 추천곡으로 CCM ‘길을 만드시는 분’(Way maker)을 꼽으며 신앙을 숨기지 않았다.

임씨는 워십팀 ‘아가파오워십’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예배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삶의 중심이다. 임씨는 “가수는 제 직업이지만 예배는 제 삶 그 자체이기 때문에 예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며 “주님이 제게 목소리를 주시고 예배자로 불러주셨기 때문에 앞으로도 활발하게 예배팀에서 찬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76942&code=23111321&sid1=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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