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선교사’ 탤런트 이원용 집사

작성일2019-06-04

탤런트 이원용 집사가 30일 인터뷰를 마친 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설 자리 잃고 있는 개척교회의 현실’ ‘재개발로 인한 교회 피해와 갈등 여전’ ‘열매 없는 목회와 변화 없는 성도들 삶’…. 탤런트 이원용(61·여의도순복음교회) 집사는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신발 끈을 더욱 조여 맨다. 그리스도를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소명감에서다. 이 집사가 어려운 교회 현장을 자주 찾는 이유다.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집사는 “작지만 순수한 열정으로 작은 교회를 찾아 간증, 예배극 등으로 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선교는 무보수로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교인들이 힘과 용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때 미션스쿨을 나왔다는 그의 간증은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그는 대학입학과 동시에 MBC 탤런트 공채 9기로 방송에 입문했다. 3500여명의 남자 지원자 중 1등이었다. 군대와 유학을 갔다 온 뒤 KBS 연속극 ‘물의 나라’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백상예술대상, MBC 신인상, KBS 최우수프로그램 연기상 등을 받았다. 그의 얼굴이 스포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이제 출세가도를 죽 달리기만 하면 되는구나.’ 기세가 등등했다. 웬만한 역은 들어와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섣부른 착각이었다.

“교만했습니다. 철저하게 망가졌어요. 세월이 흘러 밑바닥 삶까지 내려가게 됐습니다. 절망감으로 가득 차 극단적 선택까지도 생각했고요. 교회 다니는 제가 주(主)보다는 주(酒)를 가까이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다. 교양 프로그램으로 지경을 넓혀주셨다. KBS2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을 위해 해외를 오갔다.

2001년 아프리카 콩고 민주공화국에 들어갔는데, 하필 도착한 날 반군이 공습을 했다. 반군은 정부군보다 더 막강했다. 총과 대포, 사이렌 소리가 연신 울렸고 외국인을 죽이겠다고 위협해 살벌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해야 했다.

와중에 제작진 2명이 말라리아에 걸렸다. 다행인 것은 현지 선교사가 정성으로 돌봐줬다. 숙소를 이동한 뒤 호텔이 폭파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원용 집사가 지난달 경기도 안양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성극 ‘간음한 여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연기하는 모습. 이원용 집사 제공

“오, 하나님.” 기도가 절로 나왔다. 위조여권을 만들어 겨우 탈출에 성공했다. 20일 촬영 일정이 75일이나 걸렸다. 이렇게 구사일생으로 콩고에서 살아 돌아온 뒤 그의 믿음도 자랐다. 탤런트 신우회에 가입했다. 신우회 모임에 열심히 참석하면서 성령세례를 받았다. 두려웠다. 순간 ‘내가 죄를 많이 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소리 내어 울어댔다.

“참 좋으신 하나님, 고맙습니다”라고 고백했다. 평안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그는 달라졌다. 지금 그는 ‘문화 선교사’다. 서라벌예술신학교 동문과 함께 ‘예찬사역단’을 조직해 전국 교회를 돌며 복음과 구호물품을 전한다.

이 집사는 “오늘도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작품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예측하지 말고 판단하지도 말아야 하는 것 같다”며 환히 웃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80768&code=23111321&sid1=mcu&sid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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