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이즈러브드’ 채널 운영 크리스천 유튜버 케이

작성일2020-04-05

인기 유튜버 케이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카메라 앞에 앉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저도 사실은 20대의 평범한 그냥 여자애거든요. 하나님 믿는 그냥 여자애.”

크리스천 유튜버 케이(Kei·본명 배현진)가 말했다. 그는 사춘기 소녀처럼 고민이 많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씻기려는 듯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지난달 10일 케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를 찾아왔다. 검은색 코트에 하얀 우산을 들고 하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그는 유튜브 채널 ‘케이이즈러브드(Kei is Loved)’를 운영한다. “기독교인은 술 마시면 안 되나요”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단 영상을 올린 게 2018년 7월 3일. 방 안에 마주 앉아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고 노래 부르는 분위기의 영상들이다. 노래방 마이크를 들고 신나게 가요를 부르다 성경책을 들고 “난 진짜 바뀔 수 있을까”라며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인기영상은 조회수가 40만회, 구독자는 8만명에 이른다. 그동안 만들어 올린 영상만 111개. 얼마 전 다녀온 아프리카 선교여행은 영상을 만들어 올리지도 못했다.

케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케이이즈러브드(Kei is Loved)’의 영상 화면. 유튜브 화면 캡처

“아무 생각 없이 마~악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영상을 만들던 때도 있었어요. ‘왜 하는 거지’ 이런 생각도 들고,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고민도 하고 그런 고민을 하는 것도 웃기고. ‘내가 이런 걸 해야 하는 캐릭터인가, 그 포지셔닝인가 지금’, 그럴 땐 회의적인 생각도 들고 우울하기도 하고.”

지난 연말 국내외 유명 유튜버들이 “잠시 유튜브를 떠나겠다”고 선언해 뉴스가 됐다. 구독자 1억명의 퓨디파이, 코미디 듀오 이선-그레이슨 돌런, 100만 구독자의 유정호TV 등은 쉬지 않고 영상을 찍고 만드는 일에 지쳤다며 유튜브와 거리 두기를 했다. 케이도 벌써 번아웃(Burn Out)된 걸까.

“일처럼 될 때가 있거든요. 뭔가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사람들 반응을 볼 때도 그렇고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되고 그러니까 강박적으로 만들 때가 점점 많아져요.”

케이의 꿈은 선교사다. 기독교 이야기로 유튜브 채널을 만든 것도 교회 전도사님의 권유였다. 얼마 전에는 교회에서 영상사역을 맡아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뭔가를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얘들아 그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지금은 그런 것보다 제가 하나님과 가까워지기 위해 유튜브를 하는 것 같아요. 뭔가 하나님이랑 놀고 싶다, 자연스럽게 더 가까워지고 싶다, 그런 거예요. 유튜브를 하다 보면 제 뜻과 의가 드러날 때가 많은데 그럴 땐 내려놓고 내가 왜 이걸 하는지 생각하고 다시 돌아보고 그러는 것 같아요. 요즘 그런 시기인 것 같아요.”

초기에는 자신이 신앙을 갖게 된 과정을 설명하거나 여행지를 소개하는 브이로그같이 가벼운 영상 위주였다면 요즘엔 성경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같이 묵상’처럼 진지한 내용이 더 많다.

“다른 것들은 일회성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보다는 어쨌든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은 복음이니까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제는 어떻게 비기독교인 친구들에게 다가가야 할지는 알겠거든요. 근데 어떻게 복음으로 인도해야 하는지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진지해지거든요. 그런 부분이 항상 고민이에요. 그건 제 삶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리스도인으로서 제가 어떻게 살아내는지, 제 삶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 같아요. 비기독교인 친구들에겐.”




유튜브 붐이 일면서 기독교 채널도 많이 생겼다. 교회나 언론사, 찬양팀이 운영하는 채널만 아니라 ‘케이이즈러브드’나 젊은 전도사의 브이로그 채널인 ‘헌이의 일상’, 크리스천 부부 채널 ‘솬리아’ 등 개인이 만드는 채널도 인기를 누린다. ‘나도 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 사람들은 더 많다. 케이는 꼭 해보길 권한다고 했다. 인기, 명성, 소득이 아니라 믿음 때문이다.

“유튜브를 하면서 어렵고 힘든 일이 저도 분명 있긴 했는데 그보다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은혜라든지 깊은 묵상 같은 것, 도전하지 않았다면 절대 느낄 수 없었을 일들이 더 많아요. 하나님께 더 의지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나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구나 생각도 많이 하게 돼요. 계속 깨지는 훈련을 하는 과정인 것 같아서 저는 진짜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케이도 잠시 고민에 빠져 있긴 하지만 유튜브는 계속할 생각이다. ‘까불까불, 털털, 어수선.’ 유튜버 케이의 캐릭터를 스스로 설명하는 표현이다. 구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하자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빛이 반짝였다. 표정도 목소리도 유튜브에서 보던 케이로 돌아왔다.

“1년 반 넘게 유튜브를 해온 것 같아요. 여러분이 있으셔서 제가 계속 힘을 내 유튜브를 할 수 있었거든요. 저도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계속 이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진심으로 저를 위해 계속 기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평범하게 하나님 믿는 여자애다 보니 흔들릴 때도 많고 마음이 어려울 때도 많고…. 그러니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하나님 앞에서 함께합시다. 알겠죠? 안녕!”



◇미션라이프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31183&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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