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대표의 차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38> 교우 관계 간섭하는 부모되기

작성일2021-03-18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가 지난 6일 경남 남울산교회에서 성 혁명과 동성애 법제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기 방에 들어간 아이는 그 방에 있는 것이 예전에는 확실했다. 그러나 지금은 자기 방에 들어간 자녀가 자신의 방이 아니라 N번방, 즉 사이버 세상 속 음란 지대에 들어가 허우적거릴 수 있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세계 어디라도 사이버의 힘을 빌려 지금 당장 가볼 수 있는 자유가 생겼다. 그러나 그 자유는 자녀가 자신의 방에 없을까 봐 걱정하고 의심하게 만드는 불안의 바다로도 이끈다.

우리의 자녀를 노리는 악한 미디어와 성교육 사업이 범람하고 있다. 크리스천 양육자는 자녀의 신앙 및 사회적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소위 ‘쿨한’ 부모가 돼 자녀의 인정을 받아보려고 자녀의 신앙 성장을 방임하는 부모들이 있다. 간음조차 사랑이라고 말하는 세상 풍조 속에서 자녀가 성적인 문제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사랑과 관심을 보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녀들에게 남들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가장 먼저 하나님이 기쁘시도록 힘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가 도와줄 수 없는 곳에서도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죄악의 길로 빠지지 않고 마음과 생각을 지킬 수 있다.

우리 크리스천 양육자들은 생애 중 특정 기간을 자녀들과 공유할 뿐이다. 자녀 역시 그들의 생애 중 특정 기간만을 우리와 공유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청지기 정신을 갖고 자녀 양육에 좀 더 양적·질적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청소년기는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다. 또래 집단의 판단을 신경 쓰느라 양육자나 하나님의 뜻을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10대 때 또래의 의견을 중시하는 경향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다.

기독 학부모들은 10대 자녀가 고도로 성애화된 또래 집단과 어울리도록 방임되면 자연스레 그 집단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실제로 미성년 자녀가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쿨하게’ 허용했다가 성관계까지 하는 것을 알게 돼 임신할까 봐 고민하는 양육자도 있다.

혹시 자녀가 부모에게 이유 없이 반항하고 불순종하며 친구를 괴롭히는가. 어른과 친구에게 예의가 없는 특성을 보이는가. 그런 문화가 지배하는 또래 집단의 일원이 된 자녀는 반드시 그 문화에 젖게 마련이다.

양육자 중에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내 자녀가 또래 집단에서 꿋꿋이 버티며 선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나쁜 집단과 친구를 통째로 바꿀 수 있으니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든지 개입하지 말고 전적으로 아이들의 선택에 맡기면 된다.”

그러나 성경은 “속지 말라 악한 동무들은 선한 행실을 더럽히나니”(고전 15:33)라는 말씀을 통해 자녀의 영적 상태에 대해 자만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또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 미련한 자와 사귀면 해를 받느니라”(잠 13:20) “두루 다니며 한담하는 자는 남의 비밀을 누설하나니 입술을 벌린 자를 사귀지 말찌니라”(잠 20:19) “노를 품는 자와 사귀지 말며 울분한 자와 동행하지 말찌니”(잠 22:24) 등 많은 구절을 통해 분별을 가지라고 말씀해 주신다.

크리스천 양육자는 자녀가 좋은 또래 집단이나 친구를 만나 청소년기에 그들과 함께 잘 성숙하도록 기도하고 지도해야 한다. 자녀가 기독교 동아리 활동, 교회 찬양대 활동 등을 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소년 시기 교회와 가정에서 목사님이나 양육자, 교사로부터 받는 영적 자산은 평생의 영적 자양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대가 또래와 함께하는 신앙 성장 활동은 많은 시간과 물질을 빼앗지 않으면서도 평생에 걸쳐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 된다.

또래 집단만이 제공해주는 건강한 비교의식과 응집력은 성령의 권능 안에서 경험하는 게 좋다. 하지만 성장의 시기는 전 생애 중에 상당히 짧다. 청소년기는 매우 금방 지나간다.

그 질풍노도의 시간에 자신과 유사하되 도전을 주는 좋은 신앙의 친구들이 함께한다면 금상첨화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하고 삶을 나누는 훈련을 하는 것은 어떤 과외로도 대체가 안 되는 소중한 자산이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나쁜 습관이 있는 친구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베푸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들의 문화에 동화되고 어울리며 신앙에 악영향을 받는 환경에 자처해서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분별력을 가져야 하지만, 청소년은 대체로 경험 통찰 인내심 등 다양한 면에서 어른보다 미숙하다.

크리스천 양육자는 자녀가 어떤 친구와 어울리는지, 무엇을 하며 그들과 시간을 보내는지 파악해야 한다. 자녀의 친구에 대해 잘 모르는 것, 친구 선택권을 전적으로 자녀에게만 맡기는 것을 부모의 관대함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68910

김지연 (대표)

이화여대 약대 졸업, 백석대 중독상담학 석사. 현 백석대 상담대학원 박사과정. 영남신대 대학원 특임교수(가족회복학),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이사, 저서 ‘덮으려는 자, 펼치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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