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일상회복 앞당기자

작성일2021-03-02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침공한 지 1년이 됐다. 이제 인류는 전쟁의 최종 방어무기인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1년 이내에 백신을 개발, 접종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백신은 효과도 있어야 하지만 일단 안전해야 한다. 이의 검증에 최소 10~15년이 필요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상식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 코로나19 확산에 비등한 속도로 백신 개발이 요구된 것이다.

본질적으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백신 개발을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것은 모순적이다. 이로 인해 사회·정치적 이슈가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그 이슈에도 짚어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효능 이슈를 보자. 단시간에 개발하다 보니 생산방식이나 백신 작동 기전이 서로 다르다. 임상연구 대상자의 규모, 연령층, 효능 평가 방법도 표준화돼 있지 않다. 제품 간 효능 비교가 어려운 이유다.

일각에선 지금의 백신을 거부하고 더 효능있는 백신을 기다리자고 한다. 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효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백신의 접종률이다. 접종은 나를 보호하는 동시에 이웃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확률을 줄인다. 접종자 수가 많을수록 그 효과는 배가되며 사회 전체를 보호하는 집단면역이라는 효과로 나타난다.

불안을 조장하는 루머도 있다. 최신 백신 기술 중에는 항원 단백질의 유전정보인 mRNA를 사용하는 것이 있다.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사용하다 보니 이를 접종하면 몸에 유전적 변이를 일으킨다는 말이 떠돈다. 표면적으로는 과학에 근거한 것 같으나 실상은 거짓에 가깝다. mRNA는 진짜 유전정보인 DNA와는 기능상 상이해 유전정보 교란 가능성이 전혀 없다.

지금까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선전한 것은 구성원 모두의 자기 희생적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민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손씻기 실천율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코로나19와 싸워왔다. 국가적으로는 범정부 차원의 코로나 치료제·백신 지원단이 꾸려져 지난 10개월여 동안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해왔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빠른 백신 접종 국가에 들 수 있게 된 것은 국내 백신 생산 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이었다. 지금 나오는 유명 해외 제약사의 백신 생산국이 바로 한국이다. 완제품 생산능력 덕분에 백신 확보가 가능했다. 이 모든 노력이 결실을 보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더 이상 지체돼서는 안 된다.

백신 접종이 순조로우려면 일선에서 이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공무원의 사기가 우선 진작되어야 한다. 의료인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진료하고 백신 접종을 시행한다. 백신 수급 담당 공무원은 국민에게 충분한 수의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밤잠을 잊고 일에 매달린다. 이들을 포함한 우리가 한숨 돌릴 수 있을 때가 온다.

이제 정치·사회적 불협화음과 갈등을 뒤로 하고 우리 공공의 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추자. 감염 취약층에 대해 우선접종 순위를 유지하되 솔선수범을 자처하는 지도층에 대한 접종 개방도 고려해 보자. 서로의 불안을 제거하면서 이웃의 접종을 격려해 집단면역을 이루자. 이것이 긴 터널을 빠져나와 일상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첩경이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80516&code=14130000&sid1=hea

성백린 (백신실용화사업단장)

연세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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