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 목사의 코로나19는 교회혁신의 기회다] <16> ‘관리형 목회’에 빠진 한국교회… “야성 지녀야”

작성일2020-11-27

서울 좋은나무교회 청소년들이 18일 이강우 목사와 함께 강원도 양양 설악산 공룡능선을 찾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가까운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성도 중 하나가 회사에 다니다 사직했다. 회사 일이 힘들어 그만둔다고 했다. 직장에서 사라진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분명하지 않았으나 어느 날 교회 전도사가 돼 나타났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그만두고 할 수 있는 일이 목회가 돼버린 착잡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 안에 야성이 사라졌다. 이상하게 무력하고 힘이 없다. 다들 힘들고 어려우니 은혜롭게 해결하자며 세상과 적당하게 타협하며 두루뭉술하게 일 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무시하고 불명예를 끼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받은 최고의 은혜, 선물이다. 그분을 소중히 여긴다면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창조적이고 혁신적으로 살아야 한다.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도 6일 동안 치열하게 혁신적인 사역을 하시고 주일 안식을 누리셨다. 율법을 완성하신 주님도 이렇게 치열하게 사셨는데, 어찌 된 일인지 성도는 순한 양같이 안식만 누리고 도전과 혁신의 신앙생활을 누리지 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교회가 전반적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모든 것을 은혜로 하고 유약한 성도를 만들어낸 교회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교회의 공통적인 특징은 야성을 잃은 성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예수를 믿는 기복적인 신앙을 지닌 성도, ‘신앙 소비자’를 양산해 낸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십자가 사랑, 투쟁적인 혁신의 아이콘이다. 그런데도 오늘날 교회가 왜 이렇게 유약하게 됐는가. 양보 미덕 겸손 화해 등의 위대한 기독교 덕목을 가르치면서 동반돼야 하는 책임 지도력 능력 도전 혁신은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반쪽 신자를 만들어 낸 것이다.

앞서 봤듯 세상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치열한 영적 전투를 벌여 승리하는 야성이 없이 목회직을 선택하다 보니 유약한 목회자가 되고, 그런 사람이 목회하니 유약한 성도가 양산된다. 십자가와 자아의 연합, 야성과 혁신의 자세가 부족한 사람이 목회자가 되면 ‘관리형 목회’에 빠지기 쉽다.

기독교의 제자도는 디사이플십을 통해 분명히 나타나야 한다. 신앙은 도전이다. 처치 이노베이터였던 예수님은 십자가 복음으로 세상을 뒤바꿔놓으셨다. 그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게임 하나, 술 하나 끊지 못한다. 분노 하나 조절하지 못해 가정 문제를 일으킨다.

최근 강원도 설악산 대청봉에 청소년 3명과 올랐다. 비바람이 몰아쳐 안경이 날아갈 정도의 상황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산 정상에 오른 것은 게임 하나 못 끊는 나약한 정신력 때문이다. 그 아이들의 연약한 심령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할 수 없는 것이 흘러내렸다.

아이들도 나의 눈물을 본 것 같다. 그리고 집에 가서 ‘목사님과 함께하는 등산이 재미있었냐’는 부모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우리를 위해 눈물 흘리시는 목사님을 봤는데, 어떻게 재미가 있었겠어요.”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허접스러운 삶을 사는 성도들을 되돌릴 책임은 담임 목회자에게 있다. 코로나19의 위기상황에서 누가 교회에 도전을 줄 수 있을까. 평신도일까. 권사일까. 장로일까. 부교역자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전쟁터에서 소대장이 “돌격 앞으로”를 외쳤다면 자신이 먼저 뛰어나가야 한다. 야성은 지도자인 담임 목회자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도들이 배우며 교회 분위기가 변화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최고의 선물이다. 그분과 연합하고 그분의 혁신이 삶에서 나타나야 정상적인 성도의 삶이다. 전쟁터의 군인처럼 도전과 혁신, 치열함이 있고 원수 마귀와 피 흘리는 전쟁을 벌이는 삶이다. 그래서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군사라고 부르는 것이다. 군사는 다가올 전쟁을 위해 철저하게 훈련하고 무장해야 한다.

이제는 안온하게 누리는 교회 분위기를 혁신해야 한다. 관리 목회에서 치열하게 전도하고 기도하는 목회로 변화돼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치열한 영적 전쟁터에서 기도로, 말씀의 야성으로 돌파해야 한다.

20여년 전 성도수가 30여명이던 서울 좋은나무교회는 중국의 많은 교회가 사이비종교인 동방번개 때문에 공중분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즉각 헌금해 1400만원을 모았다. 그 돈으로 동방번개의 실체를 연구한 뒤 예방 책자를 중국어와 한글로 제작해 보급했다. 사이비종교로부터 중국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기도운동도 전개했다.

일본 선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일본선교에 효과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고 연구해서 기도매뉴얼 책자를 제작·보급했다. 그것이 인연이 돼 현지 목회자들과 제자도를 온라인으로 나누고 있다.

그때 주님께서 주신 큰 감동이 있었다. “너희 좋은나무교회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중국과 일본의 교회를 나 때문에 기억하고 도왔다. 너희 교회의 선행, 야성을 내가 기뻐하노라.”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52059

이강우 (목사)

전북대 건축과, 연세대 대학원 졸업, 합동신학대학원대 목회학석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IBM 근무. 현 서울 좋은나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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