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 목사의 코로나19는 교회혁신의 기회다] <13> 이웃 교회 돕고 제자화하는 데 힘 쏟아야
작성일2020-11-06
성경 말씀에 따르면 교회도 교회를 제자 삼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교단이 시찰회, 노회, 총회 구조를 가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은 현장 교회를 제자화하고 어려운 교회를 살피라는 뜻이 들어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시찰회와 노회, 총회가 제자 삼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교회를 ‘관리’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장 교회의 어려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
교회가 교회를 제자 삼아야 하지만 이것이 잘 안 되는 이유가 있다. 각 사람의 사고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신학적 일치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교회를 제자 삼고 살리기 위해 교파 교단을 불문하고 모색해야 한다.
처치 이노베이션은 교회가 교회를 제자 삼는 혁신의 과정이다. 한자의 뜻대로 가죽을 새로 벗기는 작업이다. 그만큼 고통이 뒤따르고 뼈를 깎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만약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옷을 입는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상은 세속이라는 옷을 교회에 입히고 말 것이다. 그래서 어려운 교회는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앞서 같은 경험을 한 다른 건강한 교회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교회는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제자도를 실천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많은 교회가 제자의 삶을 나누는 것을 내부 성도들에게만 국한하고 있다. 예수님의 몸 된 이웃 교회를 섬기지 못하고 내 교회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목회는 나누는 것이다. 임마누엘의 정신으로 내 교회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이웃 교회를 도와야 한다. 교회가 교회를 세워야 하지 다른 기관이 세워주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다른 교회를 제자 삼는 최고의 기회다. 주님은 “네 보물이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 6:21)고 말한다.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이웃의 교회를 돕고 제자화하는 데 힘을 다해야 한다.
사람들은 교회를 제자화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서울 좋은나무교회는 주중 다른 교회 목회자들과 제자도를 나눈다. 여러 명의 목회자가 제자훈련을 받고 있는데, 그중에는 8년째 성경공부를 같이하는 목회자도 있다.
같이 훈련받던 분 중에 3명이 교회를 개척했다. 제자도의 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필요를 나누니 자연스럽게 교회가 세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정한 교회의 혁신은 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명령 앞에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이 있다. 내가, 우리 교회가 뭔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뭔가를 주면 상대가 그것을 받아서 교회를 세우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영적 원리는 그렇지 않다. 사도행전을 보면 주는 것이 복되다고 나온다. 실제로 제자도를 행하고 나눔 사역을 하다 보면, 수혜자에게 100% 혜택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엄밀히 따지면 80%의 복은 주는 우리 교회가 받고 나머지 20%를 수혜 교회가 가져간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주는 사람이 훨씬 복되고 받는 복도 훨씬 흘러넘친다는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 인간적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서울 좋은나무교회의 헌금은 예년보다 대폭 늘어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임차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교회를 돕다 보니 교회 재정이 더욱 풍성해진 것이다.
하나님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게 훨씬 많은 복을 주신다. 교회가 제자도에 따라 형제인 타 교회를 섬기는 것은 참으로 복되다. 이것이 성경의 놀라운 법칙이다. 이렇게 교회가 제자 삼는 데 힘쓰고 하나 되는 데 집중하다 보면 세상은 교회의 참된 가치를 알게 될 것이다. 주님도 “너희가 서로 사랑할 때 비로소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자립교회의 기준은 무엇일까. 고정적인 예배출석 멤버가 있고, 예배를 드리는 공간과 교제 양육 훈련 전도 선교 봉사의 기능을 어느 정도 갖춘 교회를 뜻한다. 그리고 재정적 여력도 어느 수준까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자립교회가 건강해지려면 반드시 제자 삼는 사역을 해야 한다. 많은 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처치십(churchship)’에는 집중하지만 ‘디사이플십(dicipleship)’은 등한시한다. 그러다가 교회가 정체되고 노령화된다.
이렇게 교회의 두 축인 처치십과 디사이플십 중 처치십에만 집중하다 보면 반쪽 교회가 될 수밖에 없다. 교회마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교회의 진짜 복은 디사이플십에 집중할 때 쏟아진다.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성인 출석 200명의 교회는 대형교회다. 코로나19의 긴박한 상황에서 대형교회는 연약한 교회를 열심히 섬기고 제자 삼는 일을 해야 한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휘청거리는 교회를 먼저 세워야 한다. 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일에 앞장설 때, 하나되는 일에 함께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날 것이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9549
이강우 (목사)
전북대 건축과, 연세대 대학원 졸업, 합동신학대학원대 목회학석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IBM 근무. 현 서울 좋은나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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