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 목사의 코로나19는 교회혁신의 기회다] <10> 교회는 세상 향해 창조적 메시지 던지고 있는가

작성일2020-10-23

지역 엄마와 유아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좋은나무교회 1층 어린이 전용 공간인 ‘키즈 캠프’에서 ‘맘&키즈 톡톡클럽’ 모임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엄마들은 어린 자녀와 함께 영어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제발 와 달라고 애걸복걸하시는 모습을 본다면 성도는 어떤 생각이 들까. ‘복음은 그렇게 싸구려가 아닌데’ 하며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성도의 일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누가복음 14장에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청한 주인의 비유가 나온다. 큰 잔치를 베푼 주인이 이웃 사람들을 초대하지만 한 사람은 밭을 샀다고, 한 사람은 소를 샀다고, 다른 사람은 장가를 들었다고 가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러자 주인이 종들에게 명령한다. 빨리 시내의 거리와 골목으로 나가서 가난한 자들과 몸이 불편한 자들, 맹인과 저는 자들을 데리고 오라고 말이다. 종들이 주인의 명령대로 했지만 그래도 자리가 남았다. 그러자 주인은 길과 산울타리로 나가서 사람을 강권해서 데리고 와 집을 채우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주인은 “전에 청하였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내 잔치를 맛보지 못하리라”고 말했다. 예수님의 초청에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했던 사람들이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무서운 말씀이다.

이스라엘에는 잔치의 원칙이 있다. 앞서 초청받은 사람이 거절해 자리가 비었을 때 그 뒤의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 비유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예수님께서 교회의 자체이시며, 현대 교회는 예수님의 음성을 매우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씀에 나와 있듯 교회는 사람들에게 가서 제발 와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그런 곳이 아니다. 창조주께서 주인 되는 곳으로 본질적 가치를 좇는다면 오히려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이 예수님 앞에 애걸복걸해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요즘 교회는 전도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애걸복걸한다. 뭔가 잘못됐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초대교회 성도들, 한국교회 순교자들은 핍박과 가난, 고통 속에서 구차하게 살지 않았다. 그들이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것은 예수님이 자존감이었기 때문이다. 그들 안에 진정한 부자이신 예수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는 예수님의 몸이 되어 살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만약 예수님의 몸이 맞는다면 세상을 향해 겸손할지라도 당당한 풍모를 지녀야 한다.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교회는 예수님을 믿겠다며 제 발로 찾아오는 사람이 있어야 정상이다. 물론 전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당하게 그리스도를 전한다면 지금처럼 제발 와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과거 예수님이 계신 곳에는 사람들이 서로 밟힐 만큼 몰려들었다. 그렇다면 오늘날도 그런 일이 재현돼야 한다. 현재도, 미래도 예수님은 온 우주 만물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딜레마에 빠진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지니신 예수님이 교회에 있다면 왜 전도를 해도 사람들이 오지 않는 것일까.

전도를 열심히 해도 정착이 되지 않는 것은 교회 안에 핵심 오류가 있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 태생적인 생명이 있다면 전도가 될 수밖에 없다. 교회에 그것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생명력을 갖게 하고 자라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한다.

고린도전서 16장 9절은 “내게 광대하고 유효한 문이 열렸다”고 말씀한다. 여기서 광대하고 유효하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고 능력이 있고 활력이 있다’는 히브리서 4장 12절 말씀과 같다. 강력한 능력의 말씀이 항상 유효하고 광대하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말씀이다.

얼마 전부터 서울 좋은나무교회에 광대하고 유효한 복음전도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취학 전 아동을 키우는 엄마들이 함께 생활 영어를 공부하며 교회 내 공동양육(church parenting)을 시작했다. 기독교적 가치가 깔려 있는 이 프로그램은 지역 엄마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온라인에서는 네이버 밴드, 화상 회의 등을 통해 영어로 소통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엄마들이 서로 재능 기부를 하여 베이비·키즈 영어 클래스를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비신자들이 관심을 갖고 자연스럽게 교회에 발을 들여 놓는 마중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주인이시기에 늘 창조적으로, 선도적으로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만약 우리가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지 않는다면 세상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게 돼 있다. 그렇게 되면 교회는 세속의 영향을 방어하기에 급급하고 급기야 지치고 말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한국교회에 많은 교훈을 준다. 코로나19 사태처럼 어둠이 짙어질수록 하나님의 크신 영광을 나타낼 수 있다. 만약 교회가 메시지를 던지는 일이 약해진다면 그 불빛이 작은 불빛밖에 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하나님의 영광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을 향해 애걸복걸할 필요까지는 없다. 교회는 태생적 생명으로 꿈틀대야 한다. 그럴 때 전도는 자연스럽게 된다. 교회의 규모가 크든 작든 예수 그리스도의 창조적 메시지, 생명의 말씀을 전하고 선포할 때 사람들은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그때 처치 이노베이션이 시작된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6509

이강우 (목사)

전북대 건축과, 연세대 대학원 졸업, 합동신학대학원대 목회학석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IBM 근무. 현 서울 좋은나무교회 담임목사.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