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 목사의 코로나19는 교회혁신의 기회다] <8> 교회됨·제자도 두 기둥 붙들고… 교회여 일어나라

작성일2020-10-04

서울 좋은나무교회 성도들이 2018년 12월 서울 송파구 교회에서 열린 공동체 페스티벌에 앞서 준비모임을 하고 있다.

‘세상을 향해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교회가 많다. 겸손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대상은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이어야 한다. 겸손이라는 명목으로 세상을 향해 소극적이고 위축된 자세를 보이는 것은 문제다.

신자 중에 많은 사람이 교회가 위축되는 것을 보고 전도 양육 훈련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기여를 하지 않고 선행을 베풀지 않는 등 교회가 뭔가를 잘못해서 위축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은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나 됨을 이루지 못한 데 있다. 교회의 주인으로 예수님이 아니라 사람을 떠받들면서 나타난 문제다.

댈러스 윌라드 박사의 지적대로 주님께서 주신 ‘위대한 사명’(Great commission)이 흐릿해지면서 제자도가 실종되는 생략(Great omission) 현상이 발생한다. 그것의 결말은 쇠퇴와 위축이다. 사람들이 교회의 주인이 되면서 가장 중요한 예수님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교회마다 쇠퇴와 위축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다. 외적으로 사회적 칭찬을 받겠다며 여러 활동을 벌이지만 반짝 효과에 그칠 뿐이다. 예수님이 주도적으로 하지 않으시면 일시적 행사로 끝난다. 가장 빠른 이노베이션은 예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럴 때 세상이 교회의 영적 권위를 인정하고 무릎을 꿇게 된다.

오늘날 교회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은 네트워크의 부재에 있다. “너희가 우리 마음에 있어 함께 죽고 함께 살게 하고자 함이라.”(고후 7:3) 이처럼 함께 죽고 함께 사는 정신, 즉 교회와 교회가 함께 죽고 함께 사는 정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계의 위기에 놓인 작은교회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각 교회의 담임 목회자는 교회의 주인이 예수님이며, 예수님이 대한민국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 존폐의 갈림길에 처한 이웃교회의 문제도 간과해선 안 된다.

하나님께선 예수를 머리로 하는 교회가 서로 섬길 좋은 기회를 주셨다. 70년 전 6·25전쟁 당시 전국의 모든 교회가 생사의 위기에서 똘똘 뭉쳤듯이 하나 될 수 있는 외부 요인이 왔다. 바로 코로나19 사태다.

한국교회는 교회가 교회를 섬김으로 하나 돼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일을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는 나와 또 다른 성도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것이다. 그렇게 모인 사람이 교회가 되고 또 다른 교회가 하나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치 더하기 네트워크가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환자가 어떻게 궂은일을 할 수 있는가. 손뼉이 맞지 않아 허공을 치는데 어떻게 박수 소리가 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교회가 교회와 함께, 성도가 성도와 함께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나 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교회 네트워크란 같은 말, 같은 뜻,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럴 때 주님께서 건강한 몸을 통해 일하신다.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이 땅을 통치하신다. 만물이 주의 권위로부터 왔으며, 교회를 통해 통치된다. 그런데 교회마다 자기중심으로 살고 예수님 중심으로 살지 못하니 연합이 안 된다. 그러니 전능하신 예수님의 몸이 허약해지고 머리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의 영광을 세상에 비출 수 없게 됐다.

교회의 두 기둥은 교회됨(Churchship)과 제자도(Discipleship)다. 한국교회 안에 제자도가 생략되고, 예수님의 몸이 되는 교회됨이 생략되다 보니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다.

주님은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이면 나도 그 안에 있겠다고 말씀하셨다. 내 안에, 당신 안에, 또 다른 사람 안에 계신 예수님은 한 분이시며, 그분의 뜻을 따라 예수님의 몸이 된다. 그럴 때 교회가 하나 된다. 예수님의 겸손과 순종이 있다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성경은 승수의 법칙을 말씀한다. 교회와 교회가 뭉치면 성령 하나님의 능력으로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머리 되신 주님의 영광의 빛이 비추게 돼 있다. 그렇게 승수의 법칙으로 가치 더하기 네트워크를 할 때 ‘땅에서 매이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땅에서 풀리면 하늘에서도 풀리게 되는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예수님 안에 있는 대한민국 전체 교회가 서로 연합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그것은 세상이라는 바다를 향해 그물을 치고 고기를 모으는 것이다. 그게 네트워크다. 네트워크가 잘 되면 세상의 고기는 꼼짝 못 하고 그물에 자신을 맡길 수밖에 없게 된다.

코로나19 사태는 교회 연합, 네트워크의 절호의 기회다. 개인과 개인, 교회와 교회가 벽을 허물어야 한다. 이 기회를 통해 막힌 담이 무너지고 서로 안에 감추인 예수님의 영광이 세상에 비치면, 사람들이 ‘내가 살려면 교회를 가야 하는구나’하는 마음이 자동으로 들어 교회를 찾아올 것이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성도수 200명 이상은 ‘대형교회’다. 200명만 돼도 자립을 넘어 타 교회를 도울 형편이 얼마든지 되기 때문이다. 대형교회는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작은교회를 도우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교회가 머리 되신 예수님을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때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3915

이강우 (목사)

전북대 건축과, 연세대 대학원 졸업, 합동신학대학원대 목회학석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IBM 근무. 현 서울 좋은나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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