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되고 헛된 것으로부터 자유하라

도시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제가 하는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태어나서 14년 동안 살았던 곳은 집이라고는 불과 다섯 채뿐인 한적하고 쓸쓸한 산촌이었습니다. 대낮에도 여우가 나오고 밤이면 밤마다 지붕 위에서 부엉이가 울었습니다. 우리 마을은 북쪽을 제외하면 삼 면이 공동묘지로 둘러싸여 있었으므로 저는 늘 장례 때의 슬픈 울음을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또한 깊은 산골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산에는 산신이 있고, 물에는 용왕이 있으며, 나무에는 목신이 있고, 부엌에는 부엌신이 있으며 심지어 화장실에도 화장실신이 있다는 어르신들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저는 어느 곳에 가든지 신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울창한 수림에 싸인 산길을 걸어 학교에 갈 때면 언제나 오늘이 짐승에게 물려가는 나의 마지막 날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습니다.

매일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면 산비탈을 오르기 전에 모든 신들에게 나를 보호해 달라고 수없이 절을 하고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렇게 신들에게 빌어야 그들의 도움으로 집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다 훗날 학교에서 과학을 배우면서 그렇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그 모든 것들이 거짓되고 헛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어 쓰디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또 다른 거짓되고 헛된 것들이 저를 엄습해왔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가난과 질병과 열등의식과 좌절감, 절망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또 다른 형태의 신앙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가난에서, 저주에서, 질병에서, 절망에서 놓여날 수 있을까’가 저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고 난 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영혼이 잘 됨 같이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원하시고 생명을 주시되 넘치게 주시는 좋으신 하나님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가난과 궁핍과 저주와 질병과 절망과 열등의식과 좌절감, 이러한 것들은 모두가 다 거짓되고 헛된 것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다 쫓아낼 수 있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진실하고 참된 평화와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용기 목사(193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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