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을 잃은 대신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들어가면서

석창우 화백




3미터 길이의 하얀 화선지 앞에 서 있는 석창우 화백의 표정은 비장함이 엿보인다. 의수에 끼운 붓이 화선지와 일체가 되어 움직이면 살아있는 듯한 역동적인 인물들이 탄생한다. 이 순간, 그는 더 이상 두 팔이 없는 장애인이 아니다.
국내 1호 의수 작가인 석 화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묵크로키화의 대가이다. 그는 2014 소치동계장애인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에서 그림 퍼포먼스를 선 보이며 전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은 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스포츠 선수의 움직임 동작을 순식간에 잡아내어 표현한 그림은 생동감과 박진감이 넘쳐난다. 팔이 있던 30년 전보다 팔이 없는 현재가 더 행복하다고 고백하는 석창우 화백의 인생 스토리를 만나본다.




강변북로와 한강이 시원하게 보이는 곳에 위치한 석창우 화백의 자택을 찾았다. 집안 곳곳에 특색 있는 그의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성경필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매일 5시간씩 붓으로 성경을 옮겨 쓰고 있어요. 지난해 여름, 3년 6개월 만에 구약과 신약필사를 완료했고, 이후 다시 신약성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는 2015년 1월 30일 창세기를 시작으로 2017년 8월 30일에 구약필사를 완료했고, 그로부터 1년여 만에 신약성경까지 모두 쓴 것이다. 석 화백이 써내려간 성경필 사본은 길이 25m, 폭 46cm 화선지 총 115개 분량으로 길이만 해도 2875m에 달한다. 석 화백의 성경필사본은 의수의 쇠갈고리에 붓을 끼고 한 획 한 획 온 정성을 기울인 땀과 눈물의 결정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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