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 21세기 학생을 18세기 방식으로 가르쳐 MZ세대 소통 채널로 메타버스 활용해야

작성일2021-07-23

‘메타버스 교회학교’ 저자 김현철 김해 행복나눔교회 목사가 지난 15일 서울 도봉구 한 카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금의 교회 교육은 21세기 학생을 20세기 교사가 19세기 건물에서 18세기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린 다음세대의 언어로 그들과 소통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메타버스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최근 ‘메타버스 교회학교’를 펴낸 김현철(57) 김해 행복나눔교회 목사는 “복음화율 3% 미만인 나라를 미전도국가라 하는데, 다음세대는 복음화율이 2%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 도봉구 한 카페에서 집회 참석 차 상경한 김 목사는 “MZ세대라 불리는 다음세대는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며 “이들에게 들리는 방법으로, 보이는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한데 메타버스가 그 채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과 초월의 의미를 가진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를 메타버스라 부른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가상과 현실을 잇는 새로운 사회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38년간 다음세대 사역에 ‘올인’했던 김 목사는 메타버스를 다음세대의 놀이터, 또 하나의 생태계라고 봤다. 그는 “사랑은 상대방과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며 “교회도 메타버스를 통해 다음세대와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나 기성세대가 메타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을 필요 이상으로 높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메타버스 개념을 어렵게 볼 필요가 없다”며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로 배경 음악을 사고, 파도를 타고 일촌 신청을 한 적이 있다면, 자녀들 온라인 수업을 도와준 경험이 있거나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 적이 있다면 자기도 모르게 메타버스를 경험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비싼 장비가 있어야만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화상회의 앱 줌도 메타버스로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이것이 메타버스 활용의 전부는 아니지만, 다음세대와 소통의 출발이 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 역시 첫 시작은 줌을 이용한 만남이었다. 매 주일 저녁 8시에 줌을 이용해 주일학교가 열렸고, 이는 메타버스 여름성경학교로 이어졌다. 지난 고난 주간에는 메타버스 성지순례를 기획해 랜선으로 성경 속 장소 이곳저곳을 탐방했다.

한 번은 교회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방 탈출 게임을 한 적도 있다. QR 코드로 단서를 얻고, 주어진 미션을 풀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다. 이렇게 모든 미션을 완료하면 톡으로 한 장의 지도를 받는다. 이 지도를 따라 가면 간식과 함께 QT 교재를 얻게 된다.

김 목사는 “이전엔 교회 버스를 타고 주일학교에 갔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소통되는 메타버스로 교회학교에 간다. 성경 속 장소를 ‘구글 스트리트 뷰’로 확인하고, 오프라인으로 열렸던 달란트 시장이 온라인으로 열린다. ‘네이버 밴드’에 교회 모임을 만들어 온라인 예배 인증을 한다”며 “메타버스 교회교육은 교회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단지 예배 순서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주일 단 하루, 그 중에서도 예배와 공과 공부 시간에 한정된 지난 시절의 교회교육과는 비교가 안 되는 확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교회학교의 목적은 정보를 주는 게 아니라 다음세대에 임팩트를 주는 것”이라며 “‘우리 교회는 너희에게 관심이 있어. 너희 방식으로 소통할게’ 이 메시지를 전하는 게 목적”이라고 전했다.




글·사진=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02013&code=23111212&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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