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의 감동 온라인에서

작성일2021-04-08

온라인 성찬식 홈페이지에 접속하자 최후의 만찬 당시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화면에 떠오른 빵 이미지를 터치하자 빵이 나눠지며 마태복음 26장 26절 말씀이 뜬다. 다시 잔 이미지를 터치하자 빈 잔에 포도주가 차오른다. “이것은 모든 죄를 용서하기 위해 쏟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란다”(마 26:28)란 말씀과 함께였다. 화면이 바뀌자 식탁에 참여한 사람의 이름과 함께 빵과 포도주가 놓여 있다. 마치 하나의 긴 식탁에 모든 사람이 둘러앉은 것처럼 스크롤을 내리면 테이블이 끊어지지 않고 참여한 모든 사람의 이름과 함께 이어진다.

기독교 웹·애플리케이션 제작팀 파이어우드가 지난 4일 부활절을 맞아 공개한 ‘2021, 예수님과 함께하는 온라인 성찬식’ 모습이다. 이번 온라인 성찬식은 별도의 소프트웨어나 앱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웹앱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웹 주소를 입력한 후 이름을 적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7일까지 1200여명이 참여했다.


파이어우드는 기획담당 황예찬(32) 의장과 디자인담당 박정아(29), 개발담당 배다빈(29), 커뮤니케이터 김수진(30)씨 등 청년 4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네 사람은 성경적 관점으로 문화·예술을 배우는 교육프로그램 예학당에서 만난 동문이다. 변화하는 기술과 환경 속에서 기독교문화와 관련 시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지난해 12월 팀을 결성했다. 같은 달 기독교 SNS 채널 교회친구다모여와 함께 ‘2021 언택트 송구영신예배 말씀뽑기’ 페이지를 제작해 조회수 360만회를 기록했다. 황 의장은 교회친구다모여의 총괄PD이기도 하다.

이번 온라인 성찬식 프로젝트는 비대면 시대에 오프라인 성찬의 감동을 온라인에서 구현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가상공간이지만 그 안에 담은 의미는 성찬식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예수님의 피와 살을 나눈 공동체’라는 연대 의식이다. 모두가 한 식탁에서 성찬을 하는 것처럼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감동이 나눔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원 페이지도 마련했다. 후원금은 월드비전을 통해 에티오피아 식수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파이어우드는 앞으로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황 의장은 “우리의 콘텐츠는 3차원의 가상 공간에서 세계관을 구축하는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시대에 기독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소재가 생소하고 논란도 있을 수 있지만, 젊은 세대로서 앞으로도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변화들을 교회공동체에 제안하기 위해 혁신적인 시도를 계속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86274&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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