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개신교 입양단체,‘재정 지원 중단’ 압박에 결국 굴복

작성일2021-03-05

베다니크리스천서비스(BCS)의 홈페이지. 사업 목적이 “아동 보호 등에 있어 양질의 사회봉사 활동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연민을 증명하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BCS 홈페이지 캡처

미국 최대 개신교 입양단체가 동성애자 부부에게도 입양을 허용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으려고 신앙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본부를 둔 복음주의 단체 베다니크리스천서비스(BCS)는 지난 1일(현지시간) “LGBTQ(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기타 동성애) 부부를 상대로 한 입양을 즉각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리스 폴루스키 BCS 회장은 이날 1500여명의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제 우리는 오늘날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유형의 가족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연민을 담아 봉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BCS가 이같이 결정한 배경은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동성애자 부부의 입양 신청도 수용해야 한다는 각 지방 정부의 요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BCS는 2007년 “하나님이 설계한 가족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언약이자 평생 결혼”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동성애자 부부의 입양 의뢰가 들어오면 비공식적으로 다른 기관에 인계했다. 하지만 2018년 필라델피아에 사는 레즈비언 커플이 문제를 제기하자 필라델피아시는 BCS와 모든 계약을 중단했다. 2019년엔 미시간주도 동성애자 부부의 입양을 받아들이지 않는 기관에는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두 곳을 포함해 12개주 BCS 지부가 지난해까지 동성애자 부부의 입양을 허용하기로 했고, 이번 전면 개방까지 이어졌다.

BCS이사회는 지난 1월 “하나님이 설계한 가족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언약이자 평생 결혼”이라고 명시한 규정을 삭제한 ‘포용적 결의안’을 투표를 거쳐 승인했다.

두 아들을 입양해 기르는 러셀 무어 미 남침례교 윤리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 모두가 필요하다는 점을 포함해 기독교적 입양과 양육 서비스의 필요성은 크다”면서 “이번 조치는 신앙에 기반한 기관들이 기독교 핵심 신념에 따라 굴복하지 않고, 위기에 빠진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해 왔던 그동안의 노력에 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복음주의권 아동보호기관들이 신앙을 지키면서도 가족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해 지금도 일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81362&code=23111115&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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