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이북 5개 노회 남북한선교통일위 ‘길 위의 순례’

작성일2020-09-29

예장통합 이북 5개 노회 남북한선교통일위 임원진이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의 언더우드가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퀴즈입니다. 장로교의 호러스 G 언더우드 선교사와 감리교의 헨리 G 아펜젤러 선교사는 1885년 부활절 같은 배를 타고 동시에 인천으로 들어옵니다. 그렇다면 두 선교사 가운데 누가 조선 땅을 실제로 제일 먼저 밟았을까요. 언더우드일까요, 아펜젤러일까요. 정답은 아펜젤러 부인입니다. 언더우드는 당시 미혼이었고, 무엇보다 ‘레이디 퍼스트’이기 때문입니다.”

연세대박물관 이원규 차장의 농담 섞인 설명에 순례객들이 미소지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이북 5개 노회 소속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임원진은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와 중구 정동 일대 및 종로구 이화장 등지를 종일 걷는 순례를 진행했다. 한국 기독교 초기 선교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한국교회의 뿌리를 확인하고, 남북 분단의 상처를 돌아보면서 한반도 평화와 복음 통일을 묵상하는 자리였다.

“언더우드(Underwood)를 우리말로 옮기면 ‘나무 아래서’입니다. 이(李)씨인 조선의 왕도 나무 목(木) 아래에 놈 자(子)를 쓰기에 나무 아래란 공통점이 있다고 고종과 언더우드가 서로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건 고종이 언더우드에게 내린 하사품 ‘사인참사검’입니다. 십이간지 가운데 ‘인(寅)’이 들어가는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 특별 제작되는 왕실의 칼로, 사악한 것들을 척결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왕실의 협조로 복음이 전파됐기에 더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었습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 서쪽 숲속에 있는 언더우드가기념관 안에서 이 차장이 설명을 이어갔다. 언더우드가기념관은 언더우드 선교사의 외아들 원한경 박사가 1927년 지은 집으로 특히 빈민과 여성을 위한 구제활동 및 구호물자 배부 장소로 유명하다. 원 박사의 부인 에델 와고너 여사는 49년 이 집 현관에서 공산주의 테러리스트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지금은 교회와 학교, 병원 등을 세워 한국을 위해 헌신한 언더우드 가문 4대의 역사를 담은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종로구 이화장 안의 이승만 대통령 산책길을 걷는 순례객들.

이날 순례는 교회사와 여가학을 전공한 옥성삼 박사가 이끌었다. 연세대 제중원에서 시작해 ‘타임’ ‘라이프’ 등을 만든 잡지왕 헨리 루스의 기부로 완성된 루스채플, 6·25전쟁 당시 총상이 남아있는 언더우드 동상도 둘러봤다. 오후엔 시내로 옮겨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머물던 이화장과 김구 임시정부 주석의 경교장, 정동 일대 선교유적을 순례했다. 옥 박사는 과거 새뮤얼 A 모펫 선교사가 평양선교를 꿈꾸며 머물던 자리인 예원중학교 일대를 돌아보며 “장로교 초기 선교를 알릴 수 있는 표지석 설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원진은 이날 탈북민을 돌보는 서울 여명학교를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순례를 마무리했다.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회장 윤광식 목사는 “코로나19로 해외 탈북민 루트 순례가 어려워져 도심 길 위의 순례와 장학금 전달로 대신했다”면서 “초기 선교사들의 복음전파 노력처럼 복음통일의 비전도 굳건하게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58241&code=23111113&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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