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농촌교회] “대구가 어렵다니 도와야지”
작성일2020-04-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도시 교회를 위해 작은 농촌교회가 팔을 걷어붙였다. 전북 진안군 배넘실교회(이춘식 목사)는 지난 26일 임대료 문제로 힘들어하는 대구 지역 미자립교회 두 곳에 200만원을 전달했다.
모금은 성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담임 이춘식 목사가 앞서 교회에서 받은 한 달 사례비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내는 모습을 보고서다. 이 목사는 고생하는 의료진과 공무원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직접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화해 이들을 위한 마스크와 방호복 등 장비를 구매하는 데 써달라며 사례비를 통째로 보냈다. 이 목사는 “갑자기 일어난 재난에 교회를 넘어 의료진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모두 힘들지만, 더 필요한 곳에 쓰였으면 하는 마음에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했다.
성도들은 담임목사의 선한 실천을 보고 200만원을 마련했다. 농촌교회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빠듯한 살림이지만 더 어려운 교회를 돕기 위해 힘을 모았다. 이 목사는 오랫동안 동역해 온 서울 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의 추천을 받아 지원이 시급한 대구 지역 미자립교회인 주안교회(박성규 목사)와 주님의숲교회(정홍성 목사)에 각각 100만원씩 전달했다.
그는 “작은 농촌교회지만, 콩 한 쪽이라도 나누고 싶었다”며 “시냇물과 샛강이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는 것처럼, 전국의 작은 교회들이 위기를 잘 극복해 사명을 감당한다면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교회는 선한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핍박을 함께 이겨냈던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서로 도우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삶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교회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에 상처를 받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괜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도에서 교회 폐쇄시 지급하는 70만원의 지원금도 거절했다.
이 목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정당한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며 “선한 나눔이 모인다면 진정한 교회는 결국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30708&code=23111113&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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