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의 ‘황제’ 유네스코를 평화로 물들이다

작성일2018-11-09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8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평화콘서트'에서 빈 베토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본부 대강당이 8일 저녁(현지시간) 아리랑 선율로 물들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상징이자 2012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된 아리랑을 무대에 올린 주인공은 오스트리아의 빈 베토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필리프 앙트르몽)였다.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됐지만 심금을 울리는 한민족의 곡조 16마디가 주는 감동은 변함이 없었다.

이날 유네스코 한국대표부(대사 이병현)가 주최한 ‘평화콘서트(Concert pour la paix)에는 유네스코 195개 회원국 대표, 파리 외교부 및 문화계 인사, 한국 교민 등 1200여명이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콘서트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빈 베토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 콘체르토 5번 ‘황제’를 협연하며 절정을 이뤘다. 혼신의 힘을 다한 백건우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한 채 네 차례의 커튼콜을 거듭하며 거장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함께 무대에 오른 한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3개국의 음악가들은 인류공용어인 음악에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백건우는 공연에 앞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음악은 우리들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한다”며 “남과 북이 진실한 마음으로 대화하길 바라고 그 길이 곧 평화를 향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토벤의 ‘황제’를 협연곡으로 택한 것에 대해 “베토벤은 모든 사람을 껴안은 인물이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평화콘서트에 적합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이 한반도 평화를 향한 노력에 힘을 더해줄 것”이라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처럼 평화와 통일이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콘서트에서는 세계평화의 기폭제가 될 한반도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됐다. 이병현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국가를 순방한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모멘텀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금 맞고 있는 역사적인 순간들이 한반도 평화 통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싱키(Xing Qu) 유네스코 본부 부총무는 “음악에는 언어를 뛰어 넘어 메시지를 전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며 “예술과 문화, 과학 등의 교류를 통해 깊은 울림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세계평화에 기여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현지 목회자들 사이에선 한반도 평화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교회의 협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원용 파리선한장로교회 목사는 “평화콘서트가 한반도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하나님의 선한 계획을 기억하며 교회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콘서트를 공동주관한 한불문화교류단체 ‘한국의 메아리(Echos de la coree·대표 이미아)’는 향후 10년 동안 매년 평화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2002년 설립 후 17년 동안 100개가 넘는 행사를 치르며 수십만명에게 한국문화를 알려온 기관(국민일보 9월 28일자 29면 참조)이지만 이번 콘서트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미아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과 프랑스 예술가들을 초청해 클래식 콘서트를 열 때도 나름의 지향점을 담아냈지만 ‘평화’란 주제가 갖는 시대적 의미는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바탕으로 하기에 더욱 뜻깊다”고 했다. 이어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마음속에 늘 ‘하나님께서 평화의 도구로 사용해 주실 것’을 간구해왔다”며 “참석자 모두가 마음을 열고 평화의 메신저가 돼주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파리=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827947&code=61221111&sid1=chr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