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자주 접질리면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악화

작성일2019-06-05

발목을 자꾸 접질리면 바깥쪽 전거비 인대가 부풀려졌다 점차 줄어들고 나중에는 끊어지는 발목 불안정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국제성모병원 제공

10대 때 축구를 하다 발목을 다친 유모(31)씨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습관적으로 발을 접질리곤 했다.

발목을 삔 이후 통증이 가라 앉으면 괜찮겠지 하고 그냥 지나쳤다. 유씨는 얼마 전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라는 진단과 함께 ‘40대에 발목 관절염에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발목 염좌는 발목이 심하게 꼬이거나 접질렸을 때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에 손상이 가해져 발생한다. 단순히 ‘삐었다’고 생각하고 적극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발목 염좌 환자는 132만명으로 이 가운데 46%가 운동 등 활동이 많은 10, 20대였다. 발목 염좌를 제때 치료 않고 방치하면 몸의 균형이 불안정해 습관적으로 발목을 삐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지고 젊은 나이에 ‘발목 관절염’에 걸릴 수 있다. 제대로 치료하더라도 10%는 이 질환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연구진이 발목 인대 분석을 통해 만성 발목 불안정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영욱 교수팀은 ‘발목 염좌의 형태학적 분석에서 전거비 인대 면적의 역할’이라는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Journal of Orthopedic 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전거비 인대는 발목의 바깥쪽 인대를 구성하는 것으로, 발목 염좌로 손상되는 인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복적인 발목 삠으로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 생기면 처음에는 이 전거비 인대의 면적이 증가했다가 서서히 줄어든 후 결국 끊어진다.

김 교수팀이 발목 염좌 환자 53명과 정상인 50명의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비교했더니 발목 염좌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인대 파열 전 전거비 인대의 면역이 평균 9.3㎟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검사를 통해 유병자를 골라내는 지표인 민감도(질병이 있을 때 있다고 판단)와 특이도(질병이 없을 때 없다고 판단)가 각각 94.3%, 94.0%로 측정됐다. 즉 초기 만성 발목 불안정증에 발견될 수 있는 전거비 인대 면적 변화의 객관적 진단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김 교수는 3일 “만성 발목 불안정증의 진행 경과는 이미 알려져 있지만 발목 인대가 어느 정도 부풀어 올랐을 때 만성 발목 불안정증인지 객관적 수치에 대한 연구가 없었다”면서 “예를 들어 발목 염좌를 경험한 사람의 전거비 인대 면적이 35㎟(정상인 평균 25㎟)라면 만성 발목 불안정증 진단 확률이 94%정도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만약 발목을 삐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81444&code=14130000&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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