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놀이하다 아차! 골절 주의를…

작성일2018-10-17

가을을 충분히 느끼기도 전에 갑작스레 싸늘해진 바람은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요즘이지만 예쁜 단풍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가을은 가장 손꼽아 기다리던 계절이 아닐까 싶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이면 가을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다. 평소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도 단풍으로 물드는 시기엔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산을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몰려드는 단풍객이 많은 만큼 10월은 산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음주하산, 부주의한 산행에 척추압박골절 주의!

산에 오르는 즐거움 중 하나로, 산행 후 함께하는 이들과 정상에서 나눠 마시는 시원한 막걸리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땀 흘리며 오른 뒤 정상에서 기분 좋게 한 두잔 마시는 술잔은 갈증을 해소하고 땀을 식혀주며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나누다 취기가 올라 하산할 때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산에서의 음주는 금물이다. 국립공원의 경우는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 달 13일부터 음주 산행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산악사고 발생률은 하산할 때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본인 체중의 3배로 여기에 배낭의 무게와 흙과 돌, 나뭇잎 등으로 인해 생기는 미끄러움까지 더해져 몸의 중심을 잡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주 후 하산을 하게 되면 술로 인해 주의력이 떨어져 균형감각을 잃게 되는데, 이는 낙상 사고로 이어지면서 ‘척추압박골절’을 유발한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에 의해 척추가 주저앉아 변형되는 골절로 엉덩이 부분이 바닥에 부딪혔을 때 발생한다.

야외활동이 많은 20~40대는 물론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진 노년층에서의 발생율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압박골절 초기에는 경미한 통증만 있어 질환 여부를 쉽게 알기는 어렵지만 골절된 뼈 조각이 신경을 압박해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지고 기침이나 재채기에 의해 통증이 심화된다. 큰 외상이 없더라도 사고 후 등이나 허리 부위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이학선(사진·신경외과 전문의) 원장은 16일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서려 할 때 통증을 느낀다. 압박골절이 악화되면 등과 허리가 굽는 척추후만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지면 무리하게 움직이려 하지 말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고,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고 균형감각이 현저히 떨어지게 때문에 노인층 사고 발생 위험률이 높다. 특히 골다공증이 척추압박골절의 주 원인인 만큼 낙상 사고 후 앉거나 일어서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노인층에서 발생한 경우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 원장은 “뼈나 근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산행을 하면서 크고 작은 충격에도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척추압박골절의 주원인은 골다공증이지만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골다공증 진행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골밀도가 낮은 어르신들이나 폐경기 이후의 여성들은 가을 산행을 할 때 사소한 충돌이나 낙상 사고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척추압박골절은 간단한 시술로 통증이 즉각적으로 감소하여 금방 편해지므로 생각보다 치료가 용이한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찬바람에 욱씬욱씬 무릎 통증, 무리한 산행에 관절통 주의!

퇴행성 관절염의 대표 부위로 알려진 무릎은 뼈를 둘러싼 주변 피부가 얇고 무릎 연골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외부 환경에 특히 민감하다.

연골은 기온이 떨어지면 쉽게 굳어지는데 이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특히 가을철이면 단풍놀이나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갑작스레 운동을 하거나 무리하게 야외활동을 하면서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어난다.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자칫 낙상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추가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관절관리가 필수다. 관절은 저온, 고습, 저기압 등에 매우 민감하다.

추위에 노출되면 열의 발산을 막기 위해 자동적으로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이 뭉쳐 허리나 무릎 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원장은 “가을이 되면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낮아지면서 일교차가 커지는데, 이럴 경우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어 근육의 유연성은 감소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 허리통증이나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관절이 굳어져 더 큰 통증을 호소한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관절 부위에 차가운 바람을 맞는 것은 피하고 통증 부위를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는데, 활동량의 감소는 근육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관절 통증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관절의 외상을 막거나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늦추는 방법으로는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의 힘을 기르는 것이 좋다. 의자에 똑바로 앉은 상태에서 90도로 놓인 다리를 들었다 내려놨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은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실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법이다.

산행 전 관절, 근육 풀어주는 스트레칭은 필수!

즐거운 단풍 산행을 위해서는 등산 전 며칠의 기간을 두고 천천히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으로 기초체력을 향상시키고, 관절과 근육이 충분히 풀어지도록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좋다.

등산을 할 때는 등산지팡이를 이용해 무릎이 받는 무게중심을 몸 전체에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면 약해진 근육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 바닥에 앉을 때는 양반다리보다는 다리를 펴고 앉는 것이 좋고,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는 것이 가을철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

몸에 맞는 등산복·등산화 착용으로 안전한 산행

등산은 하체 중심 운동이기 때문에 몇 시간씩 오르내리고, 장시간 울퉁불퉁 불안정한 길을 걷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등산바지를 선택할 때 신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때문에 등산바지는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엉덩이와 무릎 부분에 신축성이 좋고, 땀 흡수와 배출이 좋은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등산화는 발목을 감싸는 높이와 미끄럼 방지 밑창이 되어 있는 것을 선택하고 두꺼운 양말을 착용한 뒤 발등을 압박하지 않을 정도로 신발끈을 묶어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산행을 마치고 휴식하면 손상된 연골이 서서히 회복되는데, 이때 무릎 관절 부위의 열을 식혀주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따라서 산행 후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피로감이 느껴질 때는 냉찜질을 해주면 부종을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763098&code=61171911&sid1=hea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