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먼지 같은 게 떠다니는데…‘날파리증’일 수도

작성일2019-07-18

맑은 날 하늘을 쳐다보거나 밝은 바탕의 벽을 보면 먼지같이 작은 뭔가가 보이며 눈 앞에서 왔다갔다 떠다니는 현상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눈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눈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눈에 뭔가 떠다니는 것이 보이면 눈물이 먼지에 오염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검은 점, 동그라미, 머리카락 같은 실 모양, 희미한 아지랑이 같이 보이는 이것의 정체는 비문증(날파리증)인 경우가 흔하다.
비문증은 눈물에 있는 먼지가 아니고 눈 속의 물, 즉 유리체 내에서 떠다니는 부유물이 눈으로 들어온 빛에 의해 그림자가 져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안구는 공과 같은 구체로 유리체라는 투명한 조직이 안구 내를 채우고 있다. 유리체는 99%가 수분이고 나머지는 섬유조직으로 이뤄져 있으며 투명한 젤리 형태다.
나이 들면서 유리체 섬유조직에 변성이 일어나면 서로 뭉쳐져서 부유물이 발생한다. 또 유리체에서 시신경과 단단히 붙어있는 부분이 떨어지는 ‘후유리체 박리’도 50세 전후로 발생해 커다란 날파리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앞의 두 가지 원인은 생리적 비문증으로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질병은 아니지만 안구 내 염증(포도막염), 망막열공(구멍이 생긴 상태)및 박리, 안구내 출혈, 외상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 치료가 꼭 필요하다.
즉 갑자기 부유물이 선명해진 경우, 부유물의 숫자가 많은 경우, 번쩍임 등의 시력 증상이 동반된 경우는 빨리 안과에서 진료받아야 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안과 한재룡 교수는 17일 “비문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며 “심한 비문증은 약물치료, 레이저치료, 수술 등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문증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유리체절제술 같은 수술 치료지만 백내장 등이 있는 경우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충분한 진료와 상담 후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수술 기법이 좋아지고 합병증 발생률이 떨어져서 백내장 수술 등 안과수술할 때 동시에 비문증 치료를 하는 사례도 많이 늘고 있다.
특히 백내장이 있을 때는 비문증 증상이 오히려 줄어들며 백내장 수술 후 갑자기 심한 비문증 증상을 호소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 백내장 수술과 유리체 수술은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비문증의 예방은 특별한 것이 없으나 눈을 자주 비비는 행위는 유리체의 변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또 눈 외상 역시 주의해야 하는데, 평상시 보호용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눈 사용도 안구 내 영양물질을 부족하게 만들어 비문증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전신적 탈수도 유리체 내 수분을 감소시켜 부유물을 증가시킨다. 평소 물을 많이 마셔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해주고 과도한 음주는 피하는 게 좋다.

한 교수는 “비문증은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진행하는 경우 유리체 변성이 시신경(망막)에 악영향을 줘 시신경조직이 찢어지고 떨어지는 ‘망막박리’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면서 “건강한 생활습관, 눈에 좋은 음식물 섭취, 정기 안과검진 등으로 눈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505582&code=611219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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