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 틱(Tic) 증상을 보일 때

작성일2019-07-07

우리 아이가 갑자기 이상 행동을 보이면 당혹스럽고 걱정이 앞선다. 눈을 계속 깜박이고 코로 킁킁거리고, 어깨를 들썩이는 ‘틱(tic)’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틱은 신체의 일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축되는 증상으로 운동 틱과 음성 틱이 있다. 틱 증상은 초등학교 입학하는 무렵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아주 흔한 증상이다.

P는 8세 남아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운동 틱과 음성 틱이 심해져 학교 적응에 문제가 생길까해서 병원을 찾았다. 사실 P는 6세, 7세 때도 잠깐 내원한 적이 있다. 6세 때는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7세 때는 영어 유치원으로 옮기는 과정에 틱 증상이 심해서 병원을 찾았다. 집에서도 공부를 가르치려면 틱 증상이 심해져 중단하다가 괜찮으면 다시 했다. 공부 욕심이 컸던 엄마는 다른 면은 살피지 않고 P의 공부에 정성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으면 화를 내고 엄하게 벌을 주기도 했다. 능률도 오르지 않고 엄마는 엄마대로 화가 나고 아이는 아이대로 점점 위축 되어 갔다.

엄마도 억울한 점이 많다고 했다. 엄하게 대했다가 틱 증상이 나오면 아예 유치원도 몇 달 쉬었다. 괜찮아지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공부를 시키거나 훈육을 했다. 아이는 공부는 물론 기본 생활 습관, 사회가 요구하는 행동들까지도 배우지 못했다. P는 학교생활이 재미 없어지고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고 지적을 받는 횟수가 늘자 학교도 가기 싫어졌다. 집에서는 엄마의 호된 질책에 틱 증상도 심해졌다.

틱 증상을 보일 때 부모의 대처 역시 중요하다. 부모의 잘못된 대처는 이렇다. 아이가 노력을 하면 증상이 없어진다고 참으라고 강요를 하거나 나쁜 행동을 하지 말라고 혼내는 것이다. 하지만 틱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난다. 다음으로 잘못된 대처는 부모가 지나치게 틱 증상에만 집착해서 아이를 과잉 보호해서 아이를 의존적이게 만드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기존에 해오던 것들을 모두 그만 둔다. 학원은 물론 학교의 기본적인 숙제도 시키지 않는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까지도 용납하는 경우다. 결국 아이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무기력해지고 의존적으로 된다.

틱은 타고난 질병이라 생물학적 요인이 작용하지만, 갑자기 환경이 변화하거나 스트레스 사건이 있을 때 흔희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갑자기 환경을 바꿀 때 미리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고 아이가 수용할 수 있는 단계에서 시작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모는 아이의 심리적 불편감을 이해하고 이를 해소해주려 노력해야 한다.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게 단계적인 계획을 세워 아이의 학습이나 생활습관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또 부모의 인내심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명심해야한다.

이호분(연세누리 정신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461353&code=611719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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