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미세먼지, 입보다는 코로 숨쉬고 외출 후엔 꼭 세수하세요
작성일2019-03-06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수일째 뒤덮으면서 국민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미세먼지는 눈과 코에 직접 자극을 주고 몸 안으로 들어가면 천식 등 호흡기병과 심장·뇌혈관질환, 폐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마디로 ‘만병의 근원’이다. 최근엔 질병 유발뿐 아니라 그로 인한 사망을 앞당긴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 연구에 의하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병 위험은 22%, 심혈관·호흡기질환 사망률은 12%, 조기 사망률은 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양대 명지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팀은 1999~2017년 대기오염과 암 사망 관련 30편의 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PM10)가 10㎍/㎥ 증가할 때 모든 종류의 암 사망 위험이 각 17%, 9%씩 높아졌다. 명지병원 김홍배 교수는 “미세먼지 노출이 특히 말기 암보다 조기 암에서 사망률을 오히려 더 높였다”고 말했다. 2017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자는 2015년 기준으로 1만1924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폐해를 줄이려면 미세먼지에의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게 상책이다. 호흡은 가급적 깊게 들이쉬지 않는 게 좋다. 또 입으로 숨 쉬는 것은 되도록 피한다. 코로 숨 쉴 때는 콧속 점막 등이 미세먼지를 붙잡아 배출해 주는 역할을 하지만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실 때는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땐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할 땐 입자 차단 성능이 있는 ‘KF’ 마크의 보건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KF80 표시는 0.6μm 이하 입자를 80% 이상, KF94는 0.4μm 이하 미세입자를 94% 이상 걸러준다는 뜻이다. 마스크 착용 시 코와 뺨, 턱 쪽으로 미세입자가 새어 들어오지 않도록 밀착해야 한다.
오형석 강북삼성병원 건강의학본부 교수는 5일 “보건 마스크는 8시간이 지나면 입자 차단 효능이 사라지기 때문에 아까워도 버리고 새 것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는 효과가 떨어지므로 세탁 후 재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꼭 세수하고 손을 씻는다. 오 교수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지 않거나 샤워를 하지 않고 지내면 공기청정기를 열심히 돌려도 집안은 여전히 미세먼지 ‘매우 나쁨’ 상태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가글, 양치질과 함께 콧속을 생리식염수로 자주 세척하는 것도 도움된다. 평소 눈이 건조하거나 마르는 사람은 인공눈물을 사용해 이물질을 씻어내야 한다. 렌즈와 안구 사이에 먼지가 낄 수 있으므로 안경 착용이 권장된다.
실내라고 미세먼지를 안심할 순 없다. 집안에 머물 땐 하루 2번, 30분씩 환기해 주는 게 좋다. 단, 바깥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땐 창문 열고 환기할 순 없으므로 차선책으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그게 없을 땐 분무기를 뿌려 공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를 바닥에 가라앉힌 뒤 물청소를 한다. 지하철역이나 버스, 기차 안에서도 상당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만큼 마스크는 계속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65587&code=14130000&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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