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후 꽁꽁 언 빙판길… ‘낙상사고’ 방지법은?

작성일2019-02-20

세연통증클리닉 제공

퇴행성 디스크를 앓고 있던 김모(61)씨는 최근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심하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지병으로 걸음걸이가 좋지 않은 김씨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미끄러운 바닥을 걷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김씨는 허리에 뻐근함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이를 방치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허리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X-레이 촬영 결과 척추에 금이 간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았다.

다가오는 봄을 시기하듯 마지막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겨우내 뜸하던 눈까지 내리며 도로는 빙판길로 변했다. 이런 날이면 낙상사고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날씨가 추워지면 몸을 움츠리고 다니는 탓에 근육과 인대가 수축‧경직된다. 게다가 손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으므로 낙상사고 시 더 크게 다칠 수 있다. 특히 노인의 경우 비교적 몸이 굳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낙상사고에 더 노출되기 쉽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의 도움을 받아 빙판길 낙상사고 대처법을 알아봤다.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한 시민이 눈 내리는 광화문 풍경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넘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무릎 밑까지 길게 내려오는 롱패딩을 입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두껍고 긴 옷을 입으면 관절 운동이 방해를 받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낙상하고의 위험이 더 커진다. 특히 노인이나 허리디스크 환자 등 낙상사고 위험군은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사고 방지에 도움이 된다. 손은 주머니에 넣지 않고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넘어졌을 때 얼굴, 허리, 척추 등에 바로 충격이 오기 때문에 더 크게 다칠 수 있다.

빙판길이 생긴 날에는 높은 굽의 신발을 신는 것도 피한다. 뒷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신발 밑창이 낡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편한 운동화라도 밑창이 낡았다면 빙판에 미끄러질 수 있다. 어두운 곳과 그늘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낮이라도 그늘진 곳은 바닥이 얼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험군은 되도록 보행을 피하고 미끄럼 방지 모래가 뿌려진 안전한 길고 다녀야 한다. 과음 또한 금물이다. 술에 취하면 주의력이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잡기 힘들어 낙상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게다가 사고 후 대처도 빠르게 이뤄지기 힘들어 더 큰 부상의 원인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제공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으려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낙상사고를 당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따라서 넘어져도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계절에 비해 활동량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몸의 근력이 약해지고 골밀도도 줄어든다. 근력저하와 골밀도 감소는 고령자의 척추질환에 치명적이다. 특히 겨울에는 몸이 움츠러들고 뻣뻣해지기 마련이다.

이때는 실내에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목과 어깨, 허리 등 관절 부위를 스트레칭하며 늘려주면 한결 움직임이 수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뭉쳐진 근육 속의 피로물질을 빠르게 제거하고 근육 경직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 시 보온이 충분히 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몸이 굳지 않아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제공

넘어졌다면 꼭 병원 진료받으세요

빙판길 낙상사고의 경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통증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되돌릴 수 없는 후유증을 불러올 수 있다. 낙상사고 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은 ‘급성요추염좌’와 ‘골절상’이다. 급성요추염좌는 요추(허리뼈) 부위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섬유조직의 인대가 손상돼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흔히 허리가 굳어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넘어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발생한다. 그 외에 비정상적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거나 외부에서 비교적 가벼운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척추에 골절이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의 경우 낙상에 의한 충격으로 뼈가 주저앉거나 으스러지면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평소 허리에 잦은 통증이 있거나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약해진 노인에게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척추압박골절이 경미하다면 소염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방치할 경우 허리가 굽는 척추후만증이나 하지근력저하, 마비와 같은 신경학적 장애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X-레이 촬영 등으로 조기에 통증의 원인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원장은 “퇴행성이나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약한 어르신들은 낙상으로 척추압박골절이 쉽게 생길 수 있다”며 “자가 판단으로 질환을 키우기보다 1주 이상 통증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문정 인턴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079358&code=611719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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