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음식 준비하다 탈날라…“목·손목 건강 특히 주의”

작성일2019-02-03

국민일보DB

설 명절을 맞아 일찍 고향집에 도착하면 곧바로 설 음식장만에 들어간다. 하지만 명절 음식 장만과 설겆이는 주부들에게 보통 일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무리가지 않고 건강을 지켜가며 설을 무사히 쇨 수 있을까.

#부적절한 자세, 몸·어깨 뻣뻣…편한 자세가 중요
장시간 서있는 상태로 음식을 준비하는 여성의 경우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음식을 준비하다보면 등이 구부정해지고 얼굴이 앞으로 빠져나오기 쉬워 거북목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거북목증후군은 목 주위 근육이 굳어지면서 목의 배열이 정상인 C자형이 아닌 거북이와 같은 일자형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경희의료원 재활의학과 전진만 교수는 2일 “부적절한 자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몸과 어깨가 뻣뻣해지기 쉽고 이때 목에서 발생한 충격이 머리로 전달 될 수 있기 때문에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통증은 명절이 끝난 뒤, 갑자기 몰려오기도 한다. 이럴 때는 찜질이 효과적이다. 어깨나 무릎 관절이 붓거나 뻣뻣할 때에는 이틀 동안 한번에 2분 정도 냉찜질을 해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3~4일 통증이 계속될 때에는 따뜻한 온찜질로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준다. 또 굳어진 근육을 마사지나 스트레칭으로 부드럽게 풀어준다.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과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해 빨리 생활리듬을 찾도록 한다. 근육통이나 관절통이 장기간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해 물리치료나 주사요법 또는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가 있다면 잠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 환자는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를 취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다리에 힘줄이 튀어나오거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전 교수는 “잠 잘 때 쿠션이나 베개에 다리를 올려놓으면 낮 동안 하체에 뭉쳐있던 혈액이 중력에 따라 심장으로 쉽게 흡수되며 부종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부치다 화상…물집 생겼다면 그냥 놔둬선 안돼
명절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 중 하나는 ‘전’이다. 오랜 시간 전을 부치다 보면 손등에 기름이 튀기 쉬운데,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화상 부위를 충분히 식힌 뒤 상처를 살펴봐야 한다.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은 있지만 물집이 없다면 1도 화상으로 염증이 없는 한 3~6일이면 흉터 없이 치유된다. 하지만 물집이 생겼다면 최소 2도 이상의 화상이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소독거즈나 붕대, 수건으로 화상부위를 덮고 즉시 병원으로 가야한다.

경희의료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화상으로 생긴 물집을 강제적으로 터트리는 환자가 많다”며 “물집은 일시적으로 화상 부위에 세균이 들어가는 것을 막고 새 피부가 돋아나는데 도움이 되므로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물집을 터뜨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설거지 등 평소보다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주부습진이 발생할 수 있다. 습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물이나 세제에 노출되는 것을 줄여야한다. 설거지는 한꺼번에 모아서 짧은 시간에 하고 고무장갑 속에 얇은 면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신민경 교수는 “설거지를 하거나 손을 씻은 후에는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의 지질막을 보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목 저림,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 찾아야
명절 음식 장만이나 설거지 등 과도한 가사 노동으로 특히 무리가 가기 쉬운 곳이 손목이다. 대표적 질환이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이다.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두꺼워진 인대가 손으로 가는 신경을 압박하면서 손이 저리고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방치되기 쉬운데, 증상이 심해지면 엄지, 검지, 중지, 손바닥 부위에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손 저림, 손의 힘이 약해져 물건을 떨어뜨리는 등 이상감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야간에 저림 증상이 더 심하여 자다가 깨는 증상이 발생하며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손 근육을 이완하는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손 주변을 최대한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작업 전, 팔을 수평으로 뻗고 손가락을 잡고 아래로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도움된다. 또 손과 손목에 통증이 있을 때는 해당 부위에 10~15분간 온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김동현 원장은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손이 시리고 저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데, 손목 주변이 차가울수록 통증과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증상을 날씨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로 여기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손 저림이라도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많은 양의 명절 음식을 만들 때는 장갑을 끼는 것이 좋고 일을 마친 후 손목에 온찜질을 하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 통증 예방에 좋다. 또 잘 때 손목에 수건을 감고 자면 손목이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고 보온 효과도 볼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시간에 10분 정도는 쉬면서 손목에 힘을 빼고 가볍게 흔들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고, 손가락이나 손이 뻐근할 때는 주먹을 꽉 쥐었다가 5초동안 서서히 푸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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