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25㎍/㎥ 넘으면 인체 해로운데 무려 7배 초과

작성일2019-01-15

바로 앞 건물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고농도 미세먼지(PM10 이하)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민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14일 서울의 경우 한때 초미세먼지(PM2.5 이하) 농도가 최고 185㎍/㎥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세먼지 예보기준 ‘매우 나쁨’(76㎍/㎥)의 배를 훌쩍 넘으면서 국민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경우 하루 평균 농도가 50㎍/㎥(연평균 20㎍/㎥), 초미세먼지는 25㎍/㎥(연평균 10㎍/㎥) 이상이면 인체에 문제를 일으키는 수준”이라면서 “오늘 하루 초미세먼지 평균치를 봐야겠지만 25㎍/㎥는 당연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HO 권고기준을 넘으면 단기적으로는 호흡기 증상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혈관계질환 등으로 인한 응급실 입원이 증가한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임신부의 조산율을 높이고 출생아의 폐발육을 늦춰 성인이 됐을 때 COPD나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 내 침투 범위가 다르다. 직경 5~10마이크로미터(㎛) 먼지는 눈·코·목구멍에 자극을 줘 알레르기비염이나 결막염 등을 일으키지만 호흡기 깊숙이 들어오진 못한다. 5㎛ 이하 작은 먼지는 그 아래 작은 기관지(소기도)까지 침투해 천식과 COPD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2㎛ 이하 아주 미세한 먼지는 폐 속 깊숙이 있는 폐포(허파꽈리)까지 들어가 쌓이고 폐렴과 폐암을 일으킨다.

최근엔 미세먼지가 뇌졸중이나 인지장애 같은 중추신경계 이상, 미숙아 출산, 당뇨병 등 대사성질환, 암, 우울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대책도 시급하지만 국민 스스로 건강수칙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오늘처럼 ‘매우 나쁨’ 수준이면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걷기 같은 평소 하던 바깥활동은 아예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굳이 외부활동이 필요하다면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법에 맞게 착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제품 외부 포장에 ‘의약외품’과 KF80, KF94, KF99 등이 표기돼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더 많이 걸러낸다. 기저질환(지병)이 없는 일반인은 KF80 정도를 쓰면 큰 문제없다.

아울러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좋다. 코와 호흡기 점막의 수분량이 많아져서 먼지를 잘 흡착해 배출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가글과 양치질, 콧속 생리식염수 세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야외활동 후 귀가 전 옷이나 가방에 묻은 미세먼지는 바람을 등지고 꼼꼼하게 털어내야 실내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손 씻기 뿐 아니라 머리도 꼭 감아야 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56731&code=11131700&sid1=hea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