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에 혹이 있대요

작성일2018-01-21

가끔씩 TV에서 방영하는 명의 프로그램을 볼 때가 있다. 여러 의학 분야에서 권위가 있으신 선생님들이 나오셔서 본인이 치료하는 질환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시고 그분에게 치료받은 환자들과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여 주면서 일반인들에게 그 질환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전공이 전공인지라 췌장암에 대해 방영할 때는 다른 질환보다 유독 더 관심이 간다. 그 프로그램들을 보면 췌장암이 얼마나 무섭고 수술 또한 어려우며 치료를 받아도 예후가 좋지 않은지 잘 알 수 있다.

이런 관계로 건강 검진을 하다가 또는 다른 질환이 있어서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췌장에 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철렁하며 놀라시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가끔씩 본인의 외래에도 근심어린 표정으로 찾아와 췌장에 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상담을 원하시는 환자분들이 계신다.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

췌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종양이 생길 수가 있는데 크게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으로 나눌 수 있다. 악성 종양은 우리가 흔히 아는 췌장암이며 가능하다면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고 치료가 잘 되어도 경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많지만 양성 종양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우선 양성 종양이 발견되었다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못하겠으나 심각한 병으로 진행하기 전에 미리 치료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양성 종양은 악성과 달리 재발이나 전이를 하지 않으므로 일단 안심은 해도 되지만 이 중에서도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증상이 있다든지 추후에 악성 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종양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췌장낭의 경우 단순한 낭종인 경우가 많으므로 주기적인 검사와 관찰만 하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악성 종양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는 낭종일 수도 있으므로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혹시 악성 가능성이 있어서 수술이 필요하게 되더라도 요즘에는 수술 기술이 많이 발전하여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 등을 통해 흉터를 적게 남기고 좋은 결과의 수술이 가능하므로 너무 근심하지 말고 전문의와 잘 상담하여 치료를 받으면 되겠다.

최근에 방문한 한 환자분은 지인 몇 분이 췌장암 진단을 받자 걱정이 되어 아무 증상 없이 검사를 했는데 정말 우연히도 악성 가능성이 있는 췌장 낭종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았다. 나에게도 이러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한 번 정도는 관심을 가지고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황 지 웅
교수‧한림대강남성심병원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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