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심근경색과 협심증

작성일2017-06-15

심장의 박동은 출생 전, 엄마 뱃속에서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그리고는 그 사람의 일평생 지속됩니다. 온몸이 휴식을 취하는 수면시간조차도 심장은 단 5분도 쉬지 못하고, 쉬어서도 안 되지요.
생각해보면 정말 지루하고 끔찍한 중노동입니다.

도대체 심장은 그 막대한 에너지를 어디서 공급받을까요? 바로 혈액 속의 산소와 포도당이 힘의 원천인데요, 심장 안에는 언제나 피가 가득 차 있지만 이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객인 셈이지요. 정작 심장은 자신의 외벽과 근육에 박혀 있는 세 개의 관상동맥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습니다.

그런데 이 관상동맥이라는 것이 실물을 보면 좀 굵은 빨대 정도 수준입니다. 소위 심장마비라고도 하는 심근경색증은 바로 이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나 혈전 등에 의해 막히는 현상입니다. 관상동맥 내경의 70% 이상이 막히면 심장근육에 혈액공급이 안 되니 근육이 괴사되고 심정지가 초래되는데 이를 심근경색이라 합니다. 이보다 덜 막힌 상태에서는 그 정도에 따라 흉통이나 호흡곤란을 경험하는 협심증이 발생하구요. 아무래도 산소 요구량이 많은 운동이나 노동 중에, 그리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유발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무리 외모가 삐까번쩍한 자동차라도 엔진이 고장나면 고철에 불과하겠죠? 인체의 엔진격인 심장을 위협하는 심근경색, 협심증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왼쪽 가슴이 아파야 심장질환?


대개 “가슴이 답답하고 숨 쉬기 어렵다”거나 “가슴을 쥐어짜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데,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이 아프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우측이 아프거나 명치가 아픈 경우도 있으므로 일단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흉통에 대해서는 심장의 이상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물론 명치나 가슴통증이 모두 심근경색증에 의한 것은 아니며 위식도역류증, 소화성궤양과 같은 위장질환, 기흉, 늑막염 같은 폐질환과 갈비뼈나 주변 근육의 통증에 의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중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은 역시 심근경색이므로 언제나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잘 오나요?


심근경색의 위험요소는 흡연,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그리고 타입 A형 성격이라고 하는 소위 다혈질의 성격특성이 포함됩니다. 위의 여섯 가지 중 하나가 있을 때 대략 2~3배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뚱뚱하고 혈압이 높은 분이 흡연을 하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분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발생은 6~9배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위 여섯 가지 중에서 단박에 해결 가능한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예, 바로 흡연입니다! 다른 컨디션은 평생 관리가 필요하고 성격도 쉬이 변하지 않지만, 담배는 어렵다고는 해도 끊기만 하면,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하나요?


위에 언급한 여섯 가지 위험요소의 관리를 통해 가능합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은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생활요법과 약물치료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금연은 필수 중에 필수입니다. 최근 병의원을 방문하면 금연을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먹는 금연약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꾸준한 운동과 바른 식생활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유달리 성격이 급하다면 기도와 명상, 독서를 통해 마음을 다스려 보세요. 이러한 내용들을 포함하여 외우기 쉽게 ‘3-3-3 원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즉 소식, 채식, 저염식의 세 가지 식이요법과 운동 전 3분 준비운동, 한 번에 30분 이상, 1주일에 3일 이상의 운동요법, 그리고 금연, 적정체중유지, 스트레스 관리의 세 가지 생활요법을 묶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가슴이나 명치의 통증을 경험한다면 그냥 무시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혈액검사와 운동부하심전도, 심초음파, 관상동맥촬영과 같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으셔야 합니다.†


정 유 석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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