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좋은 콩 이야기

작성일2016-07-20

한반도에서 콩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삼국(三國)시대부터라고 추정하고 있고 남이나 북이나 콩으로 만든 음식이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는 것은 공통적인 상식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농작물들 중에서 콩에 단백질의 양이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고,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도 육류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콩은 단백질 35∼40%, 지방 15∼20%, 탄수화물 30%가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타민 B군이 특히 많고 A와 D도 들어 있다. 콩에 비타민 C는 없지만 콩나물로 재배할 때는 싹이 돋는 사이에 성분의 변화가 생겨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이 된다.

콩(대두, soybean)은 100g당 열량은 400㎉, 탄수화물 30.7g이며, 단백질 36.2g, 지방 17.8g, 비타민(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등), 무기질(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등), 섬유소 등이 있다. 콩에서 콩기름(100g당 884㎉)을 추출하면 ‘대두박’이 남는데, 북한에서는 대두박을 ‘콩깨묵’이라고도 부른다. 남한에서는 대두박이 주로 사료용으로 이용되지만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 이전 시기에는 대두박을 된장생산에 이용하거나 사료용으로 사용하다가, ‘고난의 행군’ 시기 개인장사가 성행하고 개인들이 집에서 기름을 짜서 팔면서 대두박을 이용하여 인조고기 즉 ‘콩고기’를 만들어 길거리 음식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는 한국에도 인조고기가 유입되어 시중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정도이다.


콩은 맛이 달지 않고 날 것으로 먹으면 비린 맛이 나면서 소화가 잘 안 되지만 익혀서 먹으면 65% 정도 소화·흡수되며, 두부를 만들어 먹으면 95% 정도, 된장으로 만들어 먹으면 80% 정도가 소화·흡수된다. 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데 ‘이소플라본’의 맛은 약간 쓴 편이다. 남과 북은 오래 전부터 콩으로 두부와 된장, 콩나물, 비지 등을 만들어 먹었다. 콩으로 된장을 만들 때 콩을 너무 오래 삶으면 메주가 뜬 맛이 나게 된다.
남이나 북이나 콩으로 가장 많이 만들어 먹는 식품은 아마도 간장, 된장, 고추장일 것이다. 한민족은 옛날부터 장(醬)을 담그는 솜씨가 아주 뛰어났고, 남한과 북한에 그래도 같은 문화로 남아 있는 것은 된장, 고추장을 담궈 먹고 토장국을 끓여 먹는 풍습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장을 담궈 먹는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290년 중국에서 발간된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고구려인은 장 담그고 술 빚는 솜씨가 훌륭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메주가 문헌에 처음으로 기록된 것은 <삼국사기> 신라 신문왕 3년이며, 왕이 김흠운의 딸을 왕비로 삼을 때 보낸 예물 중 ‘시(豉)’, 즉 메주를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 신라시대에는 된장이 혼수품으로 쓰였다고 전해 내려오며 조선시대<구황보유방>에는 장 담그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장은 원래 간장을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된장, 청국장, 막장, 고추장을 아우르는 것이며 장류(醬類)라고도 부른다. 장은 민가에서 재래식 메주를 만들어 담그는 것이 전통이었지만 1930년대 일본인들에 의해 장류의 공업화가 시작되었고, 현재 남한에서는 재래식 메주 대신 개량 메주를 이용한 개량된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북한은 해방 후 장류 생산을 완전히 공업화하여 개인집에서 된장, 간장을 담궈 먹는 것을 금하였기 때문에 개인들이 간장, 된장 담구는 기술은 많이 퇴보하였다고 사료된다. 북한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배급 제도를 실시하면서 군단위로 장 공장을 만들고 간장과 된장을 공업적으로 생산하여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원자재의 부족으로 장류 생산이 중단되어 주민들이 간장, 된장을 거의 먹을 수 없는 형편으로 전락하였다. 최근 북한에서는 남한의 고추장이 아주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의 고추장 생산방법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질병 예방에 효과적인 콩
두부는 2세기 무렵 중국에서부터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세기부터 천년이 지난 뒤 조선시대 때에는 오히려 조선의 두부 만드는 기술이 중국보다 앞서게 되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대왕이 중국 명나라에 ‘포장(泡匠)’이라는 이름의 두부사절단을 세 차례에 걸쳐 파견했다는 기록도 있다.
콩은 항암 효과가 매우 뛰어난 식품이며 특히 검은콩 껍질에는 노란 콩에는 없는 글리시테인(glycitein)이라는 항암 물질이 들어 있다. 또한 정상적으로 콩을 섭취하면 콩 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하고 이외에도 오메가3지방산도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동맥경화를 예방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콩에는 이소플라본이 뼈의 파괴를 막고 골밀도를 유지하고 높여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또한 콩에 함유되어 있는 칼슘은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 유리하다. 칼슘이 많은 콩 제품에는 두부,삶거나 볶은 콩, 칼슘 강화 두유 등이 있다. 이외에도 콩 속에 있는 사포닌성분이 비만 체질을 개선해주는 효능이 있어 체중감량과 유방암 발병율 감소에 매우 효과적이며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급격한 혈당상승을 억제하고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콩을 많이 먹으면 치매를 방지하고,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이것은 레시틴이 뇌세포의 활동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남한에서 콩은 장류와 두부 외에도 비지, 콩나물 등을 만들어먹거나 두유, 청국장을 만들어 먹으며 최근에는 일본식 낫또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북한주민들이 가장 많이 만들어 먹는 콩 음식으로는 두부와 두부 밥과 인조고기, 콩나물, 비지탕, 비지밥, 순두부, 두부,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이다. 이외에도 콩을 볶은 후에 설탕을 입힌 콩사탕이나 콩보숭이, 콩태식, 콩장, 콩국, 콩국수 등이 있다. 북한에서는 1980년대 중순경부터 콩 농사를 장려한 적이 있고 도시의 공장, 기업
소들에 콩농사를 짓도록 하여 일부 농지를 떼어주거나 비경작지를 사용하여 콩 농사를 짓게 하였다. 그래서 학교나 기관의 운동장이나 마당, 논두렁, 철길 옆 등 놀고 있는 땅들에 콩을 심어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도록 했었다.



이애란/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 식품영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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