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보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할까요?

작성일2018-05-09

문 :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직장맘입니다. 저희 아들은 사교적이고 쾌활한 성격에 주위에 친구도 많고 바른 아이입니다. 지금껏 학교에서 문제가 있어서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사춘기가 되면서 친생친사(친구에 살고 친구에 죽고)가 됐네요.

답 : 얼마 전 아들 친구 엄마들하고 만났는데 아들하고 엄청 친한 아이 집에서 핸드폰으로 “야동”을 보다가 걸렸다고 하네요. 그 집 아이가 화장실에서 혼자“야동”을 보다가 걸렸는데 누가 알려줬냐고 하니까 저희 아들을 이야기 하더래요. 친구 엄마가 우리 아이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해서 아직 정식으로 대화는 하지 않았지만, 내 아이가 내가 아는 바른 아이가 아니라 다른 아이들을 물들게 하는 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 :아이들은 친구들끼리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부모는 늘 내 아이가 좋은 친구를 사귀기 바라고 내 아이가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내 아이가 누군가의 나쁜 친구가 되길 바라지 않는 어머니의 그 마음을 아드님에게 자주 이야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답 : 다른 부모를 통해 ‘야동’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당황스럽겠지만 아드님이 놓여있는 상황은 지금 대한민국 6학년 남학생들이면 누구나 겪고 있는 현상입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혹은 혼자서 핸드폰으로 야동을 보는 일은 흔히 하는 일입니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나 자습 시간도 친구들끼리 야동을 보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누가 가르쳐줘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으로 아이들은 공평하게 나쁜 기회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드님의 친구가 야동을 가르쳐 준 대상으로 아드님 이름을 댔다고 너무 상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잘못한 현장을 잡히면 본능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어 있고 그때 가장 쉬운 대상이 부모도 알고 있는 친한 친구입니다.

엄마로부터 “넌 이상한 동영상 같은 거 안 보지?”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미 보았고, 지금도 보고 있지만 아이는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난 우리 아들 믿어”라는 말은 아이에게 ‘난 엄마의 믿음을 배신하고 있는 나쁜 아들, 엄마는 나를 모르는 사람, 엄마가 내가 야동을 본다는 것을 알면 실망하겠구나,절대 들키면 안 되겠구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게 됩니다.

거북하시더라도(이건 부모의 생각이고요. 아이들은 이미 부모보다 더 적나라한 성관계 동영상을 많이 보았다는 전제 하에 이야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랑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이야기를 하면 엄마는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경우가 되니까요.

야동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성교육입니다. ‘성은 몰래 감추거나, 함부로 말해도 되는 나쁜’ 것이 아니라 ‘소중하고, 아름답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으로 존중 받아야 하며 책임이 따르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부모가 “야동을 보지 말라”는 말을 해주면 좋겠다고 남학생들은 말합니다. 다만 아이가 야동을 보는 것을 알았다고 해서 아이를 부끄럽게 하거나 노엽게 해선 안 됩니다.

그렇다고 알아서 “적당히 봐라”는 답이 아닙니다. 이것은 어른으로서는 교육적으로 들리고 책임을 피해갈 수 있는 좋은 말처럼 들리지만 아이에겐 ‘들키지 않으면 내가 보고 싶은 만큼 봐도 된다는 뜻이구나’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보지 말라고 해도 네가 어쩔 수 없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네가 스스로 그 기회를 거절하고 나올 수 있는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해줘야 합니다. 성에 대한 경험은 늦출수록 좋다는 말도 아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야동을 보면 처음에는 놀라지만 자꾸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계속 그 생각에서-영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점, 친구들과 어울리면 야한 이야기를 하거나 야동과 관련한 용어나 단어들을 가지고 말하는 것을 즐기게 되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누구도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으면서 여성을 인간이 아닌 성의 대상으로만 보는 관점이나, 성이 전부인 것 같은 착각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면서 엄마아빠는 언제든지 네가 궁금해 하는 점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문을 열어놓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배워갈 것입니다.†

강 금 주 변호사
지난 30년간 <십대들의 쪽지>를 통해 십대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살아온 청소년 전문 상담자이자 발행인,
호주 변호사, 저서로는 <사춘기로 성장하는 아이 사춘기로 어긋나는 아이>, <사춘기 대화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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