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둠의 기도

작성일2019-03-08

서울 청파교회 성도들은 주일예배에서 설교가 끝나면 다 함께 잠시 침묵기도를 드린다. 김기석 청파교회 목사는 이 짧은 침묵기도 시간을 “마음이 너누룩해진 후 말씀이 가슴에 배어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설교자가 ‘거둠의 기도’를 올린다. 교회 공동체가 함께 말씀에 응답해 새로운 삶을 결단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다. 동명의 책은 수년 동안 김 목사가 교회에서 드렸던 ‘거둠의 기도’ 중 선별해 엮은 기도집이다.

1부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에선 주님이 가신 그 길을 따르겠다고 말하지만, 때론 주춤거리고 뒷걸음질 치며 방황하기 일쑤인 우리의 나약함을 있는 그대로 고백한다. 2부 ‘두려움과 욕망을 넘어’에선 삶의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나의 욕망과 두려움의 실체를 확인하고 자아의 감옥에서 벗어날 길로 인도해주실 것을 기도한다. 3부 ‘삶으로 드리는 아멘’에서는 그럼에도 거룩한 삶의 길로, 평화와 생명이 넘치는 길로 걸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구하는 기도문들을 만날 수 있다.

김 목사는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에게는 분명히 가야 할 목표가 있습니다. 참 하나님이면서 참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 오직 그분만이 우리의 영원한 푯대이십니다. 길을 걷다 보면 그 푯대가 눈앞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안개가 서린 듯 가물거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푯대가 보이지 않을 때조차 그 지향을 잃지 않고 뚜벅뚜벅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믿음입니다. 그 길이 오랜 여정이 되기 위해서는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문들은 군더더기 없이 오롯이 주님만 향하고 있다. 하나씩 읽다 보면 나의 기도가 얼마나 부풀려져 있고 쓸데없는 욕망과 욕심으로 얼룩져 있는지 깨닫게 된다. 혼자 읽으며 나의 기도를 점검하기에도, 또 여러 사람과 함께 소리 내 읽으며 마음을 나눠보기에도 좋을 기도집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65906&code=23111312&sid1=mcu&sid2=0002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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