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들고 떠나요, 사색의 숲으로

작성일2018-10-07

<사진=게티이미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좋은 책이 곁에 있다면 우린 언제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책을 펼치면 시공을 초월한 나만의 여행이 시작된다. 책을 든 손가락 사이로 살랑살랑 바람이 지나가거나, 풀벌레 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온다면 독서의 즐거움은 곱절이 된다. 내 영혼을 살찌울 책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문인 목회자들로부터 가을에 읽으면 좋은 책들을 추천받았다. 그들은 마음속 책장에 고이 꽂아뒀던 책들을 꺼내 보여줬다.

회개에 이르게 하는 광야의 소리
▨하나님을 부끄럽게 하지 말라(레오나드 레이븐힐 지음/배응준 옮김/규장)


‘그리스도인은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다.’(벧전 2:9) 우리를 향한 주님의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계획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은 자기 영광을 위해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 버렸다. 이로 인해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자신과 하나님을 부끄럽게 해 능력을 잃었고 자기 우상으로 타락했다. 저자는 광야의 소리로 깨어나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스스로가 얼마나 성도답지 못하고, 우리 교회가 얼마나 교회답지 못한지,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을 부끄럽게 했는지 깨닫고 회개에 이르게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양서 한 권을 읽는 것은 저자와 그의 신앙과 인생 전부를 만나는 은총이다. 저자의 아픔과 신앙, 인생과 독서, 영적 기적과 체험 등 모든 것이 들어있다.

75편 주제 영성으로 다룬 묵상집
▨당신은 하나님의 무한한 가능성입니다(맥스 루케이도 지음/최종훈 옮김/청림출판)


‘하나님을 닮은 당신’이란 글로 시작해 ‘한 생명 한 생명이 모두 책 한 권’이라는 글까지 75편의 주제를 영성으로 다룬 묵상집이다. “모세에게는 지팡이, 다윗에게는 물매, 삼손에게는 나귀턱뼈, 라합에게는 밧줄, 막달라 마리아에게는 향유가 있었습니다. 다들 하나님의 쓰임을 받았습니다. 당신에게는 무엇이 있습니까. 하나님은 작은 씨앗 가운데 머무시며 사소한 행동을 통해 능력을 보여주며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꿉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조심스럽게 극복할 것이 두 가지 있다. 내가 남보다 더 낫다는 자만심이다. 이는 자신을 망친다. 그러나 이보다 무서운 것은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자기비하다. 절망은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획하셨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하나님의 피조물인 우리 안에 잠재하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굴해 깨워준다. 저자가 단순히 쓴 책이 아니고 그의 생애를 기도로 짜내서 토한 희망의 닻이다.

세밀한 소통의 중요성과 기술 알려줘
▨관계의 99%는 소통이다(이현주 지음/메이트북스)


교회가 대형화될수록 핵심 중직자끼리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가 커질수록 기관이나 부서 이기주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조직의 부서원들이 타 부서와는 소통하지 않고 자기 부서의 이익과 실적만을 추구하는 칸막이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그렇게 되면 조직 내 소통과 협업이 소홀하게 되고 조직 전체의 경쟁력은 사라진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이념과 지역, 세대, 계층 간의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면 마이너스 게임이요,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소통하고 공감하며 이해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한국교회는 더 그렇다. 교계가 사분오열돼 갈등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라도 소통의 활로를 열고 화합해야 한다. 그럴 때 한국교회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책은 경청과 공감, 솔직함, 진정성, 피드백 등 구체적이고 세밀한 소통의 기술에 대해 알려준다. 책을 통해 목회자와 성도가 소통의 중요성과 기술을 터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산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 지음/열림원)


좋아하는 시인 한 명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정호승 시인을 말한다. 난 그의 시를 사랑한다. 목회자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언어만을 써서 정죄하는 설교만 해선 안 된다. 감성적인 언어로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회복시켜 주는 시적 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 정호승의 시에는 삶의 극지까지 걸어가 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고독과 사랑, 대기권 밖을 벗어나는 감성, 그리고 날이 서 있으나 부드러운 지혜가 담겨 있다. 분주한 일상에서 가슴이 메말라 갈 때마다 그의 감성적인 은유와 생의 통찰이 담겨 있는 시집을 읽는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요, 고독의 계절이라고 한다. 또 모든 것을 떠나보내는 계절이요, 쓸쓸한 애상의 시간이다. 외로운 가을의 어느 거리에서 그 외로움을 피하지 않고 뜨겁게 끌어안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시인의 말처럼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산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상처받은 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상처 입은 치유자(헨리 나우웬 지음/최원준 옮김/두란노)


오늘날 잘못된 가치관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의미인지를 깨우쳐 주는 책이다. 힘든 세상에서 지치고 상처받은 자들에게 우리가 과연 어떤 존재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일러준다.

저자는 30대에 대학교수가 될 정도로 뛰어난 학자였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처럼 살기 위해 발달장애인 공동체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죽는 날까지 연약한 사람들을 섬겼다. 저자는 세상과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인간을 ‘핵 인간’이라고 부른다. 핵 인간이란, 미래는 보장된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며 인간은 내면의 연속의식이 삶의 요소들과 시공을 초월해 지속되기를 바라는 ‘불멸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치유받고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치유받은 자들이 다른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상에서 상처받고 인간관계 속에서 실망하며 낙심한 여러분에게 이 책은 분명 용기와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성도들을 사로잡는 사탄의 전략
▨마음 전쟁(찰스 스탠리 지음/차명호 옮김/미션월드라이브러리)


찰스 스탠리 목사는 이 책에서 성도들을 사로잡는 사탄의 전략들을 지적한다. 의심의 덫, 자유함처럼 보이는 죄책감의 덫, 그릇된 욕구를 당장 채우게 하는 부추김 등이다. 그러니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고, 하나님의 영적인 분위기에서 구별된 존재로 살아갈 것을 강조한다. 이런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사람의 얼굴은 영혼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아름답게 창조된 우리의 영혼이 점점 사탄의 공격으로 상처받고 변질되어 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선한 데는 지혜롭고, 악한 데는 미련하며, 말씀으로 마음을 살피고, 말씀의 화살통에 진리의 화살을 채우며 살아야 한다. 이런 영광의 군사로 준비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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