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주 “크리스천에 주어진 사명은 사랑 실천”

작성일2017-06-21

윤형주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효령로의 사무실에서 해비타트의 활동방향과 지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연예인인 그가 비영리단체의 이사장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일할지’ ‘좋은 이미지를 갖기 위해 직함을 이용하려는 것은 아닐지’ 하는 의심부터 들었다.

대화를 하면서 선입견은 금방 깨졌다. 지난달 주거복지전문NGO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으로 취임한 가수 윤형주(70)씨 이야기다. 19일 서울 서초구 효령로의 사무실에서 만난 윤 이사장은 해비타트의 활동과 지향점을 설명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그는 해비타트의 전신인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에 1994년 합류했다.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등 신앙이 있는 고등학교 선배 몇 분이 ‘머물 곳이 마땅치 않은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사역을 하자’고 제안하셨죠. 좋은 일이니 일단 해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24년째 해비타트의 활동에 꾸준히 참여한 그는 사역의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 놀랐다고 했다. ‘저소득 가정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명확한 목표 아래 전 세계 100여개 지부가 협력해 일하기 때문에 활동 반경도 넓고 효과도 크다는 것이다.

특히 수혜를 입은 이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며 사역의 의미를 찾았다면서 2001년 충남 아산에서 만난 한 남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분은 여러 번 실패를 경험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어요.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가득했죠. 어느 날 네 살 된 딸이 친구들로부터 ‘집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받아 슬퍼하는 것을 보고 본인의 무능함을 탓하며 자살까지 결심을 했답니다. 때마침 해비타트의 집짓기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됐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지어주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살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기쁨을 전하겠다고 했어요.”

윤 이사장은 해비타트가 선한 사마리아인(눅 10:33∼37)의 정신을 지향한다고 했다. “행함이 없으면 사랑이 아닙니다. 고난당하는 이웃을 보듬고 돌보는 적극적인 행동을 해야죠. 그리고 의지를 갖고 누군가를 돕다보면 그 대상에 대한 사랑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는 이사장 취임 후 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면담을 하며 해비타트의 지향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윤 이사장은 윤동주 시인의 시구를 인용하며 사랑의 가치를 보충 설명했다. 윤 시인은 윤 이사장의 육촌 형이다. 윤 시인이 사망하기 2주 전 마지막으로 면회를 간 사람이 윤 이사장의 아버지 윤영춘 교수였다.

“서시에 보면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는 다짐이 나옵니다. 시를 반복해서 탐독하며 이 시구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13:34)는 예수님의 명령과 일맥상통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크리스천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사명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해비타트 이사장이기 전에 그는 대표적인 기독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가창력, 외모, 연기력 등은 상당부분 타고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선물인 거죠. 이를 깨닫게 되면 겸손해집니다. 자신의 장기를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하게 됩니다. 제 모든 삶의 이유는 결국은 사랑으로 귀결되네요. 노래를 부르는 것도, 해비타트의 이사장을 맡아 사역을 감당하는 것도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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