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않는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 끼치는 밴드 되고 싶어”

작성일2019-04-25

하나님께 순종하는 게 제일 쉬웠다는 가수 윤도현은 올해 10집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디컴퍼니 제공

가수 윤도현은 ‘사랑했나봐’ ‘사랑 TWO’ ‘너를 보내고’ ‘박하사탕’ ‘나는 나비’ 등 수많은 명곡을 부른 밴드의 대명사다. 윤도현은 직접 작사, 작곡하며 인정받는 완벽한 음악인이다. 거칠 것만 같아 보였던 그는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자연을 사랑하고 한국교회의 청년 부흥을 바라는 순수한 아티스트였다. 하나님이 제일 멋지다고 고백하는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성장 과정을 들려주세요. 고난의 과정도 있었나요.

“매일매일이 고난이었던 것 같아요. 유난히 집안 어르신들이 아프셨고, 없는 살림에 병원비를 충당하며 힘들게 살아갔습니다. 가수로 데뷔하자마자 아버지가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수술 후유증으로 패혈증이 생겼고 백혈구 수치가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병원에서는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신앙이 전혀 없었고 윤도현밴드(YB)에선 유일하게 베이스를 친 태희 형이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가족 또한 크리스천이라 저한테도 신앙을 가지라고 했지만, 그땐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실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족들이 기도하던 것을 떠올리며 ‘하나님, 저희 아버지를 살려주시면 제가 신앙을 갖겠습니다’라고 밤새 혼자서 기도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기적적으로 아버지는 건강을 되찾으셨습니다. 하나님이 기도를 응답해주셨고, 저도 하나님과 했던 약속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해서 믿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전도하다가 포기했었는데, 제가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 주변에서 믿지 않는 눈치더군요.(웃음) 그렇게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교회를 다녔고, 다니다 보니 지금 안수집사가 되었네요.”

-신앙생활에 대해 좀 더 말씀해주세요.

“삶 속에서 계속 하나님을 부정하거나 믿음을 의심할 때마다 안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 회개하면 다른 길을 제시해주시고 이런 것들이 삶에서 지속적으로 생기다 보니 점점 믿음이 굳건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교인들 추천으로 ‘만남 수련회’에 갔는데, 처음 보는 분들과 같이 자면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일정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얼굴이 알려져 있다 보니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첫날부터 너무 힘들어서 3일을 어떻게 버틸지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색함은 잠시였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함께 있으니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기독교 아티스트로서의 고민이나 기도 제목이 있다면요.

“기독교 아티스트로서의 고민은 없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음악하는 것이고 하나님이 주신 길로 순종하는 게 제일 쉬웠습니다. 사람들은 어렵다고 하는데, 저는 제일 쉬웠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야 할 길을 하나님께 맡기니 저의 길을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까요.(웃음) 고민이 생기거나 결단을 해야 할 때, 기도로 나아가면 해결 됩니다. 바람은 YB가 하나님께 더 쓰임 받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YB가 크리스천이 되었는데요.(웃음)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런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YB가 위기가 많았었습니다. 그런 위기가 생길 때마다 처음에는 우리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YB가 함께 기도합니다. 저는 전혀 멋진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제일 멋있으시죠. 최근에도 일이 생겨 함께 만나 눈물로 기도드리니 잘 해결됐습니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데뷔 때부터 플라스틱 안 쓰는 환경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 파주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연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문명이 발달하면서 자연이 파괴되고 없어지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저희가 받은 사랑이나 캠페인으로 환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가장 집중해서 하고 있는 것이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겁니다. 공연 때마다 플라스틱에 담긴 물을 마시지 않고 텀블러를 들고 다닙니다. 가수라는 직업이 목을 사용하다 보니 물을 많이 마셔야 해서 텀블러를 2개씩 들고 다닙니다.(웃음) 공연장에 정수기가 없는 곳도 많아서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콘서트 자체가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 계속해야 할지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밴드 특성상 콘서트는 안 할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자연을 지켜보자며 생각했던 게 환경운동이었습니다. 자연은 제일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하기에 저희는 계속해서 환경운동을 펼칠 겁니다.”

-새 앨범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지금 녹음 중에 있습니다. 5년 만에 나오는 앨범이네요. 오래 걸렸습니다.(웃음) 요즘 음악 트렌드가 빠르게 변합니다. 다행히 록밴드라 흐름을 많이 타지는 않지만 밴드 사운드도 변화가 되다 보니 작업이 오래 걸렸네요. 이번 앨범은 저희 10집 정규앨범이고, 70여 곡 중에서 10~12곡을 선정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만큼 정말 기대해볼 만한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저희도 흥분해 있습니다. 올해 안에는 만나 보실 수 있으실 것 같고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앞으로의 비전, 소망이 있으시다면요.

“스스로 만족스러운 음악을 하고 팬들과 공유하고,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의 감정을 어루만져 줄 수 있다는 게 축복인 것 같아요. 전 세계에 저희 음악을 알리고 좋은 메시지를 전하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지금 YB가 수많은 우여곡절을 통해서 단단해져 있는 상태인데, 건강과 믿음 잘 지켜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신앙에 대한 부분을 공식적으로 고백하는 인터뷰는 처음입니다. 이만규 원로 목사님은 제가 존경하는 목사님이고 목회에 평생을 바치신 분이셔서 목사님이 말씀하시면 순종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양교회는 굉장히 좋습니다. 청년들이 부흥하고 성도 자체 수도 많이 늘었고 교회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요즘 청년들 중에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교회의 직분자들이 그들을 잘 이끌어서 교회들마다 청년부가 부흥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세상을 함께하고 공유하고 싶습니다.”

한영배 드림업 기자 mdwpdntm@dreamupm.com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74016&code=23111321&sid1=m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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