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은

작성일2018-11-07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무엇이고, 마음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렇게 예를 들어도 좋겠습니다. 엄마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일 때는 언제일까요? 엄마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일까요? 아닐지도 모릅니다. 엄마 앞에 서는 엄마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이고 당 연한 것들을 유심히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엄마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일 때는 언제일까요? 엄마와 아주 멀리, 아주 오랫동안 떨어져 있을 때 문득 엄마가 보고 싶다면 엄마의 얼굴은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엄마 얼굴을 다시 보고 싶어도 영원히 다시 볼 수 없을 때 엄마의 얼굴은 가장 선명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엄마의 얼굴처럼,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삶과 사람과 상황을 바라 봅니다.
‘편견’의 사전적 의미는 ‘한쪽으로 치우친 공정하지 못한 생각’입니다. 편견이 많을수록 못마땅한 것들이 많아집니다. 못마땅한 것들이 많은데 행복해질 수 있겠습니까? 편견이 많을수록 창의력과 상상력은 줄어듭니다. 창의력은 같은 것을 다르게 바라보는 힘인데 한쪽으로 치우친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창의력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편견 하나를 버리면 우리의 영토가 한 뼘 더 넓어진다


우리는 힘겨운 삶을 살아오면서 우리의 내면에 많은 ‘고정관념’이나 ‘편견’의 성(城)을 만들어 놓습니다. 그 성은 아주 높고 견고해 그 누구도 우리가 만든 ‘고정관념’이나 ‘편견’의 성 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 자신도 우리가 만들어 놓은 높고 견고한 성(城)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고정관념’과 ‘편견’의 성문(城門)은 안으로 잠겨 있다는 것입니다. 쉽진 않겠지만 내가 용기를 내어 성문을 연다면 다른 사람도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고 나 또한 자유롭게 나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내게 익숙한 생각을 버리고 낯선 생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새로운 인식은 바로 그곳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편견을 버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편견은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경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편견을 버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편견 하나를 버리면 우리의 영토가 한 뼘 더 넓어진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상하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한다.”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어제의 방식으로 오늘을 살면서 오늘이 어제보다 낫기를 기대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어제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으로 오늘을 살아가면서 오늘이 어제보다 낫기를 바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가진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경계합니다. ‘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망치로 부수고 낯설지만 새로운 세계를 향해 용감히 나아갑니다.

세계적인 협상 전문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말에 따르면 협상을 앞두고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기 때문에 협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내는 것이라고 그는 조언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아무리 잘 설명해도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지 않으면 협상은 이루어질 리 없습니다. 상대방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만,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의 중간지점을 제시해 협상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나의 입장을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고의 멧돼지 사냥꾼은 총을 잘 쏘는 사람이 아니라 멧돼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네요.
‘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은 주어진 상황을 오직 자신의 입장만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은 주어진 상황을 상대방의 입장으로도 바라보기 때문에 어떤 일에 대한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 자신에게도 유익이 된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철환 (소설가)

작품으로는 430만 명의 독자들이 읽은 <연탄길 1,2,3>과 <행복한 고물상>과 <위로>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등 총 23권이 있다. 작가의 작품 중 총 10편의 글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고, 뮤지컬 연탄길 대본은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2000년부터 책 수익금으로 운영해 온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낮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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