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일을 하자

작성일2017-06-29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오빠, 언니와 함께 저녁을 먹던늦둥이 막내는 유치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것저것 하다가 갑자기 온 가족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우리 각자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지 말해봐요!”
가장 먼저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아니꼽고 치사해도 상사 비위를 맞추며, 힘들어도 아파도 나가야 하는 회사생활”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이고, 애들 돌보고 집안일 하는 것만큼 세상에서 힘든 일이 없어요. 아무리 해도 티가 안 나지만, 하루만 안 하면 티가 팍팍 나니까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어서 최근에 전방에서 군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오빠는 “한 여름의 더위와 한 겨울의 추위를 견디며 그 외로움과 시련 속에서 군생활 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제 막 중학교에 들어간 언니는 “나는 학교 다니며 공부하는 것이 정말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를 했다. 그러자 막내가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자기 인형을 가져와 놓고 크게 소리쳤다

“다 틀렸어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대머리 인형에 머리핀을 꼽는 거예요!”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 대부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가장 힘든 일로 여기는 것 같다. 그 말은 결국 누구나 어려운 일들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크게 말해서 살아가는 삶 자체가 어려움의 연속이다.

누군가는 놀고 먹기만 한다면 하나도 힘들지 않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놀고 먹는 사람들도 힘들다고 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어차피 모두 다 힘든 인생을 산다면, ‘무엇으로 힘든가?’ 하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데, 가치 있는 일로 인해 힘든 것인가? 아니면 무가치한 일로 인해 힘든 것인가를 자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하루 종일 사람을 구하고 도와주면서 땀을 흘린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괴롭히고 고통을 주면서 땀을 흘리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밤새도록 일을 하거나 글을 쓰면서 고생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밤새도록 게임이나 도박을 하면서 고생을 한다. 당연히 아침에 그 두 사람을 만나보면 누구나 “힘든 밤을보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두 사람의 ‘힘듦’이 동일한 가치의 질량을 가진다고 할 수 있을까?

이것은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신앙생활 자체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히 말하는데 신앙생활은 힘든 일이다. 육체를 거슬러 영의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이 땅을 거슬러 하늘의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무의미하게 힘든 신앙생활을 한다. 남을 비방하고 이중적으로 살면서 말이다. 정말 극소수의 사람만이 진정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면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고난을 감당한다.

그렇다면 영적으로 무엇이 가치 있는 어려움이고 또한 무엇이 가치 없는 어려움일까? 그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그 딱 한 가지 기준을 말하고 싶다. 그것은 우리의 어려움이 점차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과 능력을 닮아가는 것이라면 그것은 귀하고 가치 있는 어려움이며, 만약 아무리 많은 고난과 시련을 통과한다고 해도 전혀 예수님의 성품과 능력을 닮아가지 못한다면 그런 어려움은 무가치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날 그런 성도들이 너무 많다. 수년을 지켜보지만 대다수 성도들이 전혀 주님을 닮지 못하고 있다. 그냥 교회 문턱만 밟을 뿐이다. 자신만 힘든 것이 아니라 남까지 힘들게 만든다. 그런 사람들은 늘 힘들다고 말하지만 결국 광야 40년간 원망 불평하면서 하나님과 모세를 힘들게 했던 이스라엘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만약 당신의 삶이 진정으로 주님 앞에서 변화되길 원한다면 “나의 존재가 예수님의 성품과 능력으로 변화될 가장 어려운 일에 결단하고 순종하라”고 도전한다. 대다수 적당히 어려운 일만 할 뿐, 진짜 어려운 일은 하지 않는다. 자신의 혈기를 죽이고 부드럽게 말하며 다른 사람들을 사랑해야 하는데, 다른 것은 다 하면서도 그것은 절대 하지 않는다. 적당히 힘든 일만 하기 때문에 불평이 넘쳐난다. 진짜 힘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짧지 않은 목회 사역을 통해 확신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우리가 육적으로 하기 싫은 가장 힘든 그 일이 영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인생의 궁극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할 만한 일만 골라서 하지 말고 가장 힘든 일을 하라고 제언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 그래서 내가 가장 힘들어 하는 그 일을 하라고 말이다.

이 글이 마무리 될 즈음, 사랑하는 딸이 치아 교정을 시작했다. 한평생 이가 좋지 않아 치과 베드에 수없이 누워 있어야 했던 나는, 딸이 나를 닮아 치아 상태가 좋지 못했고 결국 이를 네 개나 뽑고 치아 교정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마음속에서 눈물이 났다. 다행히 딸은 잘 견디었고 힘든 일을 해냈다. 나는 딸에게 말했다. “다소야, 너무 고생했다. 하지만 진짜 힘든 일을 한 것은 네가 아니란다. 너의 치료비용을 누군가가 섬겼고 너의 교정을 위해 어떤 의사선생님이 한평생 공부하고 병원을 세우며 또한 누군가가 그런 과정을 엄청난 돈을 들여서 연구한 결과가 너에게 온 것이다. 너는 그저 눈을 감고 몇 번의 고통을 참고 견디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 진짜 진짜 힘든 일은 우리 주님이 다 하셨다. 지금도 성령님께서 우리안에서 그렇게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하고 계시다. 우리의 죽을 삶을 변화시키시려 십자가에서 죽어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봄이다. 새로운 한 해의 씨앗을 뿌려보자. 올해는 무가치한 힘든 일이 아니라, 적당히 힘든 일이 아니라, 가장 힘든 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 일을 시작해보자.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다.†

강산 (목사)

십자가 교회 , <나는 진짜인가? >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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