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일 칼럼

너와 함께 있으리라 ㉔|처음 난 자를 대신하라

므낫세 지파 중에서도 가장 작은 자라고 겸비했던 기드온이 ‘여호와의 사자’로 부터 죽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을 듣고 ‘여호와 샬롬’ 즉 평강의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다. 그러나 기드온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평강은 짧고 고통이 더 계속되었다. 기드온 역시 미디안 연합군을 섬멸한 후 40년 동안 사사로 있으면서 아내를 너무 많이 두었다.
“기드온이 아내가 많으므로 그의 몸에서 낳은 아들이 칠십 명이었고 세겜에 있는 그의 첩도 아들을 낳았으므로 그 이름을 아비멜렉이라 하였더라”(삿 8:30~31).
그 아비멜렉은 세겜의 불량배들과 공모해 그 형제 70명을 다 죽이고 왕이 되자 자신을 대적하는 세겜 사람들을 추격하며 데베스까지 이르렀다. 그 때 망대 위로 피신했던 한 여인이 맷돌 윗짝을 아비멜렉의 머리 위에 던져 그 두개골을 부수었다. 아비멜렉이 죽은 후에는 잇사갈 사람 돌라가 이스라엘을 이끌었고, 그가 23년 만에 죽자 다시 길르앗 사람 야일이 일어나 22년을 사사로 있었다.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여 바알들과 아스다롯과 아람의 신들과 시돈의 신들과 모압의 신들과 암몬 자손의 신들과 블레셋 사람의 신들을 섬기고 여호와를 버려 그를 섬기지 아니하므로”(삿 10:6, 개역한글).

그들은 다시 블레셋과 암몬의 침공을 받아 18년 동안 억압을 받았다, 당시 암몬 족속과 자주 충돌하는 길르앗 땅에 ‘길르앗’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창녀에게서 낳은 ‘입다’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본처의 자식들에게 쫓겨나 ‘돕’땅에 가서 그곳의 불량배들과 어울리며 큰 세력을 이루게 되었다. 마침 암몬의 대군이 길르앗 땅으로 진격해 오자 길르앗의 장로들이 입다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다.
“길르앗 장로들이 입다에게 이르되 이제 우리가 당신을 찾아온 것은 우리와 함께 가서 암몬 자손과 싸우게 하려 함이니 그리하면 당신이 우리 길르앗 모든 주민의 머리가 되리라”(삿 11:8).

입다는 암몬과 싸우러 나갈 때 여호와께 성급한 서원을 했다. 암몬 자손을 내 손에 넘겨주시면 돌아올 때에 내 집에서 먼저 나와 영접하는 자를 번제로 드리겠다고 한 것이다. 그는 과연 승전했으나 개선하는 그를 먼저 나와 맞아준 자는 그의 무남독녀였다. 그는 여호와께 서원을 했으므로 그대로 이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의 딸들이 해마다 가서 길르앗 사람 입다의 딸을 위하여 나흘씩 애곡하더라” (삿 11:40).
사사가 된지 6년 만에 입다가 죽자 베들레헴 사람 입산이 사사가 되어 7년을 이끌었고, 그 뒤를 이어 스불론 사람 엘론이 10년, 비라돈 사람 압돈이 8년을 사사로 있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또 타락과 악행을 반복했다.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을 사십 년 동안 블레셋 사람의 손에 넘겨 주시니라”(삿 13:1).

죽기를 원한 나실인
이스라엘의 사태가 또 심각해지자 지난날 모세를 부르고, 기드온에게 나타났던 그 ‘여호와의 사자’가 다시 단 지파 사람 ‘마노아’의 아내를 찾아오신다.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의 머리 위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삿 13:5).
마노아의 아내가 아들을 낳아 그 이름을 ‘삼손’이라고 했다.
“소라와 에스다올 사이 마하네단에서 여호와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하셨더라”(삿 13:25).

여호와의 영을 받은 그가 딤나의 포도원에 나타난 사자를 찢어 죽였고, 여호와의 영이 그에게 임하여 아스글론에서 사람 30명을 쳐 죽이게 하셨고, 여호와의 영이 그를 대적하는 블레셋 사람 천 명을 나귀의 턱뼈로 죽이게 하셨다. 그가 여인 들릴라에게 머리털의 비밀을 알려 주어 블레셋 사람들에게 잡히고, 눈이 뽑혔으나 다곤 신전에 끌려 나갔을 때 신전의 두 기둥을 껴안고 여호와께 외쳤다.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이번만 나를 강하게 하사 나의 두 눈을 뺀 블레셋 사람에게 원수를 단번에 갚게 하옵소서”(삿 16:28).
그리고 그는 크게 소리쳤다.
“블레셋 사람과 함께 죽기를 원하노라”(삿 16:30).
그가 힘을 다하여 몸을 굽히자 신전이 무너져서 거기 모인 방백들과 백성을 덮쳤다. 그가 죽을 때에 죽인 자의 수가 살았을 때에 죽인 자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러나 이 사건 이 후로 단 지파는 그들이 배정받은 ‘소라와 에스다올 지역’(수 19:40~46)에 정착하지 못하고 북으로 올라가 ‘레셈(라이스)’ 지역에 거주했다.

“단 자손이 성읍을 세우고 거기 거주하면서 이스라엘에게서 태어난 그들의 조상 단의 이름을 따라 그 성읍을 단이라 하니라 그 성읍의 본 이름은 라이스였더라”(삿 18:28~29).
후일 이스라엘이 분단되었을 때 여로보암은 단이라고 이름한 그곳에 금송아지의 제단을 만들었다(왕상 12:29). 단 지파가 역사에서 사라진 것은 가나안에 흡수되었거나, 북왕국이 멸망할 때 앗수르 등지에 끌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단 지파는 요한계시록에서 마지막 때에 구원받는 열두 지파의 명단에서도 제외되었다(계 7:5~8). 사사의 시대에 겪은 가장 큰 비극은 베냐민 지파의 궤멸 사태였다.
“이스라엘에 왕이 없을 그 때에 에브라임 산지 구석에 거류하는 어떤 레위 사람이 유다 베들레헴에서 첩을 맞이하였더니”(삿 19:1).
당시 이스라엘 사회가 얼마나 타락했던가를 말해 주는 대목이다. 하나님이 택하신 제사장 지파의 레위인이 첩을 얻었다는 것부터가 이상한 일인데, 게다가 그 첩이 외간 남자와 행음하고 친정으로 달아나서 남편이 찾으러 갔다는 것이다. 첩을 데리고 돌아가다가 베냐민 지역의 불량배들을 만나 그 첩이 윤간을 당하고 죽었다. 레위인은 첩의 시체를 칼로 잘라내 열 두 덩이를 모든 지파에 보냈다.
“이에 모든 이스라엘 자손이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와 길르앗 땅에서 나와서 그 회중이 일제히 미스바에서 여호와 앞에 모였으니”(삿 20:1).
칼을 빼든 그 40만 명이 베냐민 지파를 공격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베냐민 지파의 2만 5천 명이 도륙을 당했고, 겨우 목숨을 건진 6백 명은 림몬 바위로 도망했다. 졸지에 한 지파가 없어지게 된 것을 깨닫고 이스라엘이 통곡했으나 이미 다 저질러진 후였다. 그들은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야베스 길르앗을 공격해 처녀 4백 명을 납치, 베냐민의 생존자들에게 데려다 주었다.
“또 가로되 보라 벧엘 북편, 르보나 남편 벧엘에서 세겜으로 올라가는 큰길 동편 실로에 매년 여호와의 절기가 있도다”(삿 21:19, 개역한글).
그들의 종족 보존 대책은 그렇게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베냐민 자손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가서 포도원에 숨어 보다가 실로의 여자들이 춤을 추러 나오거든 너희는 포도원에서 나와서 실로의 딸 중에서 각각 하나를 붙들어 가지고 자기의 아내로 삼아 베냐민 땅으로 돌아가라”(삿 21:20~21).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끌어내실 때 바로의 교만을 꺾기 위해서 애굽의 모든 장자들과 처음 난 가축들을 죽이셨다. 공평하신 하나님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이스라엘의 모든 장자들과 초태생의 가축들을 하나님께 드리라고 명하셨다.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태에서 처음 난 모든 것은 다 거룩히 구별하여 내게 돌리라 이는 내 것이니라”(출 13:2).
그러나 광야에 나온 후로 레위인이 그것을 대신하게 된다.

“보라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택하여 이스라엘 자손 중에 태를 열어 태어난 모든 자를 대신하게 하였은즉 레위인은 내 것이라”(민 3:12).
그래서 레위인은 아론에게 맡겨져 성막의 일을 수행하게 되었다. 레위인을 각 종족대로 계수하니 2만 2천 명이었고(민 3:39),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처음 태어난 남자의 총계는 2만 2천 273명이었다(민 3:43). 차이 나는 273명에 대해서는 한 사람에 5세겔씩의 속전을 받아서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주게 했다. 이렇게 중요한 일에 택함을 받은 레위인의 가문에 관해 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레위의 아들들의 이름은 그들의 족보대로 이러하니 게르손과 고핫과 므라리요”(출 6:16).
둘째인 고핫에게는 네 아들이 있었다.
“고핫의 아들들은 아므람과 이스할과 헤브론과 웃시엘이요”(출 6:18).
그리고 모세는 고핫의 장자인 아므람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므람은 그들의 아버지의 누이 요게벳을 아내로 맞이하였고 그는 아론과 모세를 낳았으며”(출 6:20).
또 아므람의 아우 이스할은 세 아들을 낳았다.
“이스할의 아들들은 고라와 네벡과 시그리요”(출 6:21).
모세의 형으로 대제사장이 된 아론의 아들들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아론은 암미나답의 딸 나손의 누이 엘리세바를 아내로 맞이하였고 그는 나답과 아비 후와 엘르아살과 이다말을 낳았으며”(출 6:23).

에비아삽의 선택
그런데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시내 광야에서 변을 당했다.
“나답과 아비후는 시내 광야에서 여호와 앞에 다른 불을 드리다가 여호와 앞에서 죽어 자식이 없었으며 엘르아살과 이다말이 그의 아버지 아론 앞에서 제사장의 직분을 행하였더라”(민 3:4).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이 가데스 바네아에 도착했을 때 가나안 땅 정탐 결과로 인한 백성의 불평 때문에 약속의 땅을 코앞에 두고 퇴각하게 되었을 때 불평하는 자가 많아졌고, 레위 집안의 인물 고라가 불평하는 자들을 모아 반역을 시작했다.
“레위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 고라와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과 벨렛의 아들 온이 당을 짓고 이스라엘 자손 총회에서 택함을 받은 자 곧 회중 가운데서 이름 있는 지휘관 이백오십 명과 함께 모세를 거스르니라”(민 16:1~2).
이 반역의 주동자 고라는 바로 모세의 사촌이었다.
“그들이 모여서 모세와 아론을 거슬러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분수에 지나도다 회중 이 다 각각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냐”(민 16:3).

결국 모세와 아론의 지휘권에 대한 도전이었다. 모세는 이 문제를 하나님께 의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직접 그 문제를 판결하기 위해 나오셨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회중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의 장막 사방에서 떠나라 하라”(민 16:23~24).
그렇게 해서 고라를 추종하는 자들과 그의 가족은 그들의 장막 앞에 서고 모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장막에서 떠났다. 그러나 이 때 고라의 아들 에비아삽과 그의 형제들은 아비의 장막을 떠나 모세 편에 섰다. 모세가 회중에게 말했다.
“만일 여호와께서 새 일을 행하사 땅이 입을 열어 이 사람들과 그들의 모든 소유물을 삼켜 산 채로 스올에 빠지게 하시면 이 사람들이 과연 여호와를 멸시한 것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민 16:30).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이 섰던 땅바닥이 갈라졌다. 고라에 속한 모든 사람과 그 추종자들의 장막과 재물을 삼켰고 그들은 땅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아비의 편에 서지 않았던 고라의 아들 에비아삽과 그 형제들은 살아남았다.
“땅이 그 입을 벌려서 그 무리와 고라를 삼키매 그들이 죽었고 당시에 불이 이백오십 명을 삼켜 징표가 되게 하였으나 고라의 아들들은 죽지 아니하였더라”(민 26:10~11).

언약궤를 메고 앞장서서 가나안 땅에 들어간 레위인은 그 약속의 땅에서 에브라임 지파의 독선과 백성들의 타락 그리고 각 지파에서 일어선 사사들의 활동에 의지하면서 뒷전에 밀려나 있었다. 이스라엘 모든 지파가 베냐민 지파를 공격하기 위해 일어섰을 때에도 아론의 손자 비느하스가 그 때까지 살아 있었다.
“이에 온 이스라엘 자손 모든 백성이 올라가 벧엘에 이르러 울며 거기서 여호와 앞에 앉아서 그 날이 저물도록 금식하고 번제와 화목제를 여호와 앞에 드리고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 앞에 물으니라 그 때에는 하나님의 언약궤가 거기 있고 아론의 손자인 엘르아 살의 아들 비느하스가 그 앞에 모시고 섰더라”(삿 20:26~28).

그 비느하스가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론의 자손들은 이러하니라 그의 아들은 엘르아살이요 그의 아들은 비느하스요 그의 아들은 아비수아요 그의 아들은 북기요 그의 아들은 웃시요 그의 아들은 스라히야요 그의 아들은 므라욧이요 그의 아들은 아마랴요 그의 아들은 아히둡이요 그의 아들은 사독이요 그의 아들은 아히마아스이더라”(대상 6:50~53).
그렇다면 사무엘서의 서두에 나오는 ‘엘리’ 제사장은 누구인가? 그는 이다말의 자손이 었고(대상 24:3), 그의 손자는 아히둡이며(삼상 14:3) 아히둡의 아들은 아히멜렉이고 다윗 때의 제사장 아비아달은 아히멜렉의 아들이었다(삼상 23:6).
“성전의 일을 다스리는 자와 하나님의 일을 다스리는 자가 엘르아살의 자손 중에도 있고 이다말의 자손 중에도 있음이라”(대상 24:5).†

김성일 (소설가)

196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전 대우중공업 이사를 지냈다. 기독교 소설과 추리, 역사소설을 주로 쓴 기독교문학가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성경과의 만남>, <성 경으로 여는 세계사 1, 2, 3>, <하나 되게 하소서>, <문화전쟁의 시대>, <제3일의 소 망>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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