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일 칼럼

그가 잠들지 못할 때에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누구나 다 말하는 것이지만 성경도 상식적인 원리를 말하고 있다. 부자가 되는 지름길은 ‘근면’과 ‘성실’이다.

“손이 부지런한 자는 부하게 되느니라”(잠 10:4).
그리고 ‘일확천금’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망령되이 얻은 재물은 줄어가고 손으로 모은 것은 늘어가느니라”(잠 13:11).

그러나 부자가 되기 위한 더 중요한 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곧 하나님의 지혜를 따르는 것이다. 그가 곧 천지를 창조한 부의 주인이고, 사람에게 일을 시킨 분이고, 일한 자에게 그 결실을 주는 분이기 때문이다.
“부귀가 내게 있고 장구한 재물과 의도 그러하니라 내 열매는 금이나 정금보다 나으며 내 소득은 천은보다 나으니라 나는 의로운 길로 행하며 공평한 길 가운데로 다니나니 이는 나를 사랑하는 자로 재물을 얻어서 그 곳간에 채우게 하려함이니라”(잠 8:18~21, 개역한글판).
그러므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진정한 부자가 되는 길이다.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상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잠 22:4).
하나님의 지혜는 또 재물을 지키는 비결도 가르친다.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잠 11:25).
그것은 곧 하나님이 그에게 갚으시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잠 19:17).

부자의 근심



성경에 이런 모범적인 부자가 있었다. 그가 곧 ‘욥’이었다.

“우스 땅에 욥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욥 1:1).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가 거룩하신 이의 말씀을 거역하지 아니하였음이라”(욥 6:10).
또 부와 재물을 지키는 방법도 성실히 준행했다.

“귀가 들은즉 나를 축복하고 눈이 본즉 나를 증언하였나니 이는 부르짖는 빈민과 도와 줄 자 없는 고아를 내가 건졌음이라”(욥 29:11~12).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모범적인 선행자였다.

“나는 소경의 눈도 되고 절뚝발이의 발도 되고 빈궁한 자의 아비도 되며 생소한 자의 일을 사실하여 주었으며 불의한 자의 어금니를 꺾고 그 잇사이에서 겁탈한 물건을 빼어 내었었느니라”(욥 29:15~17, 개역한글판).
뿐만 아니라 그는 재물을 우상으로 삼지도 않았고,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에게 한눈을 판적도 없었다.

“내가 언제 금으로 내 소망을 삼고 정금더러 너는 내 의뢰하는 바라 하였던가 언제 재물의 풍부함과 손으로 얻은 것이 많음으로 기뻐하였던가 언제 태양의 빛남과 달의 명랑하게 운행되는 것을 보고 내 마음이 가만히 유혹되어 손에 입맞추었던가”(욥 31:24~27, 개역한글판).
또 그는 신원을 하나님께 맡기고, 원수를 저주한 적도 없었다.

“내가 언제 나를 미워하는 자의 멸망을 기뻐하고 그가 재난을 당함으로 즐거워하였던가 실상은 나는 그가 죽기를 구하는 말로 그의 생명을 저주하여 내 입이 범죄하게 하지 아니하였노라”(욥 31:29~30).
그러나 이렇게까지 완벽했던 욥의 재산은 지켜지지 못했다.

“사환이 욥에게 와서 아뢰되 소는 밭을 갈고 나귀는 그 곁에서 풀을 먹는데 스바 사람이 갑자기 이르러 그것들을 빼앗고 칼로 종들을 죽였나이다 나만 홀로 피하였으므로 주인께 아뢰러 왔나이다”(욥 1:14~15).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아직 말하는 동안에 또 한 사람이 와서 아뢰되 하나님의 불이 하늘에서 떨어져서 양과 종들을 살라 버렸나이다 나만 홀로 피하였으므로 주인께 아뢰러왔나이다”(욥 1:16).
그러나 아직 다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아직 말하는 동안에 또 한 사람이 와서 아뢰되 갈대아 사람이 세 무리를 지어 갑자기 낙타에게 달려들어 그것을 빼앗으며 칼로 종들을 죽였나이다 나만 홀로 피하였으므로 주인께 아뢰러 왔나이다”(욥 1:17).
그 세 가지 재난 즉 ‘소’와 ‘나귀’와 ‘양’과 ‘낙타’와 ‘종들’을 잃은 사건은 욥의 모든 재산이 다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그의 소유물은 양이 칠천 마리요 낙타가 삼천 마리요 소가 오백 겨리요 암나귀가 오백 마리이며 종도 많이 있었으니 이 사람은 동방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한자라”(욥 1:3).
욥처럼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한 부자의 재산도 그 재산을 노린 강도들에게 빼앗기고, 어쩔 수 없는 재해를 당해 잃었다. 욥이 그렇게 당할 정도이니 세상의 다른 부자들이 아무리 부지런하게 일해 재물을 모았다고 해도 그것이 유지되기조차 바라기 어려운 것이었다.

“부자는 그 부요함 때문에 자지 못하느니라”(전 5:12).
그러므로 부와 재물은 그것이 누구의 소유가 될지 알 수 없다.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로 소란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거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시 39:6).
모세의 계명을 성실하게 지켜온 한 청년이 예수께 와서 영생을 얻는 방법에 대해서 물었다. 그를 기특하게 여긴 예수께서 아직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는데,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고 일렀다.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막 10:21).
그는 재물이 많으므로 근심하며 돌아갔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했다.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막 10:25).

부자의 수고



예수를 찾아왔던 부자 청년은 ‘욥’처럼 완벽하지는 않았어도 나름대로 성실한 사람이었다. 예수께서는 왜 그에게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고 했던 것일까? 그 힌트가 질문의 서두에 들어 있다.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막 10:17).
그 때 바로 예수는 그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었다.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막 10:18).
예수 그리스도는 그분 자신이 늘 말씀한대로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비록 사람의 몸으로 세상에 왔으나 하나님과 동등한(요 5:18) 분이며, 죄가 없는(히 4:15) 분이었다. 그러나 부자 청년은 그를 ‘선생님’이라는 사람의 호칭으로 불렀다. 예수
는 사람의 죄가 ‘행함’으로 사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오직 하나님만 선하다고 그에게 일러준 것이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 10:19~20).
부자 청년의 문제를 이해하면 온전하고 정직했다는 ‘욥’의 문제에 접근하는데 도움이 된다. 욥이 예수를 찾아왔던 부자 청년보다 더 완벽했다는 것은 그가 자신의 소유를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소유를 재난과 강탈로 다 잃어서 빈 손이 되고, 열 명의 자녀가 태풍으로 집이 무너져서 다 죽었는데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받으실지니이다”(욥 1:21).
그렇게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욥의 문제는 자신이 누구보다도 선하다고 확신한 데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는 자신이 있었다.

“누구든지 나의 변명을 들어다오 나의 서명이 여기 있으니 전능자가 내게 대답하시기를 바라노라 나를 고발하는 자가 있다면 그에게 고소장을 쓰게 하라 내가 그것을 어깨에 메기도 하고 왕관처럼 머리에 쓰기도 하리라”(욥31:35~36).
확신에 찬 그의 말을 듣고 엘리후란 젊은이가 꾸짖는다.

“이 말에 그대가 의롭지 못하니 하나님은 사람보다 크심이니라”(욥 33:12).
이것이 곧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항상 옳다는 신정론(神正論)이었다.

“하나님은 그의 권능으로 높이 계시나니 누가 그같이 교훈을 베풀겠느냐 누가 그를 위하여 그의 길을 정하였느냐 누가 말하기를 주께서 불의를 행하셨나이다 할 수 있으랴 그대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기억하고 높이라 잊지 말지니라 인생이 그의 일을 찬송하였느니라”(욥 36:22~24).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 그분이 폭풍 가운데서 말씀하신다.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겠으니 내게 대답할지니라 네가 내 공의를 부인하려느냐 네 의를 세우려고 나를 악하다 하겠느냐”(욥 40:7~8).

김성일 (소설가)

196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전 대우중공업 이사를 지냈다. 기독교 소설과 추리, 역사소설을 주로 쓴 기독교문학가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성경과의 만남>, <성 경으로 여는 세계사 1, 2, 3>, <하나 되게 하소서>, <문화전쟁의 시대>, <제3일의 소 망>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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