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칼럼

반기독교 정서와 맞서기 위해

지난해 12월, 여러 연합기관과 교계 단체 행사에 참석하고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위기를 맞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잔치만 할 것인가.”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의
표현처럼, 한국교회는 잔치하는 시대가 끝나 버렸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하
고 사회로부터 온갖 비난과 조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안에서는 끝없는 다툼과 분열, 밖에서는 온갖 언론과 이
단의 공격 등으로 한국교회는 몸살을 앓으며 비틀거리고 있다.

그래서 이대로 있다가는 한국교회가 끝없이 추락하고 쇠퇴하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난무하다. 그러나
최윤식 박사의 말에 의하면, 아직은 기회가 10년은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교회도 전성기 시대가 있었다. 아
니 한국교회는 과거에 조국의 등불 역할과 축복의 시은소 역할을 했다. 한국교회는 분명 대한민국에 축복과 번
영의 발원지가 되고 진원지가 되었다. 그래서 교회가 부흥하면서 대한민국의 국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21세기를 준비하지 못했다. 한국 경제발전의 급속한 성장주의와 속도주의에 편승하여 교회도 물량화, 자본주의화, 세속화되고 말았다. 그래서 교회의 거룩성과 교회다움을 잃어버리고 교회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상실해 버렸다. 또한 교회의 내부 기득권 싸움과 몇몇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부도덕한 모습이 언론을 통해 비춰지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불만과 불신이 최고조로 달하면서 비난과 공격을 받고 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계속해서 정체 내지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이 모든 이유는 한국교회가 21세기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세기와 21세기는 똑같은 세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너무도 달랐다. 세상의 기업들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였지만 한국교회는 새 시대를 준비하지 못했다. 먼저 21세기에 펼쳐질 시대 변화를 읽지 못했다. 또한 사람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다. 그리고 목회 환경을 예측하지 못했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 스타일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세계교회, 특히 미국교회의 변화적 흐름을 보면 1970년대까지는 교단 중심의 전통적 교회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80년대부터는 커뮤니티 교회가 중심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구도자 중심과 문화적인 예배를 드리려고 했다. 그리고 공동체 중심의 교회를 이루며 부흥 코드로 성장을 해 왔다. 그렇게 하다 보니 교단이나 다른 교회와는 별 상관없는 개교회 중심의 교회가 되었고 대형교회 목회자들 간의 영향력 전쟁이나 스타플레이를 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새천년을 맞은 어느 때부턴가 커뮤니티 교회에서 네트워크 교회로 바뀌기 시작했다. 구도자 중심보다는 처치 플랜터(church planter) 중심의 교회가 되고 문화 중심보다는 복음적 중심, 혹은 래디컬(radical)한 신앙 구조로 바뀌어가고 있다.
미국교회를 보면 하나의 대형교회가 아니라 코드가 맞는 교회끼리 서로 네트워크를 하며 세움형 교회로 확장해 가는 것을 본다. 그런데 미국교회가 아무리 네트워크형으로 간다 하더라도 내 눈으로 볼 땐 여전히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자기 코드나 성향에 맞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할 뿐이지, 미국 전역에 교회 생태계를 살리고 미국교회를 전방위적으로 지키기 위한 네트워크는 아직도 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미국이 대형교회도 많고 큰 교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동성 결혼법이 통과되어 버렸지 않는가. 전국가적이고 범교단적인 네트워크 교회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내부적으로는 부흥이 침체되고 외부적으로는 사회적 공격을 받으며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기존의 조직과 매뉴얼만 유지하며 안주하고 있다. 새롭게 변화하지 못하면 화석화되고 생명력을 잃게
된다. 이럴 때 우리 모두 다시 교회를 세워야 한다. 교회를 다시 세우는 마음으로 개교회 내부에서부터 먼저 처치 플랜팅을 해야 한다. 여전히 부흥이라는 뜬구름 잡는 캐치프레이즈보다는 이제는 다시 쇠퇴해 가는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야 한다.

교회 내부에서부터 먼저 네트워킹을 잘해야 한다.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끼리 주 안에서 유기적으로 거룩한 네트워킹이 되어야 한다. 건강하게 세워놓은 교회는 견고하게 부흥하게 되어 있다. 그런 다음 그 힘으로 이웃교회와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지역의 교회들이 서로 함께 세워주는 사역을 해야 한다. 교단 안에서는 교단교회끼리, 또 각 교단과 교단이 주 안에서 네트워킹을 하며 서로를 세워주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네트워크이고 세움이며 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신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네트워크 교회로 새판 짜기를 해야 한다. 그 견고한 네트워크 교회 위에 부흥의 불씨를 살리고 사회적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특별히 반기독교적 정서와 세력을 막고 다시 목회 생태계를 복원하여 비상의 나래를 펼쳐야 한다. 한국교회여, 다시 한 마음으로 뜻을 모아 네트워크 교회론의 토대 위에 제2의 부흥 시대를 일으켜보자.†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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