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쓰시겠다는데…

10월 마지막 주일은 매년마다 지키는 종교개혁 기념주일입니다.
올해는 500주년을 기념하는 주일이라 더욱 의미가 큽니다. 평범한 사제 마르틴 루터가 역사적인 일을 이루게 된 배경에는 ‘주님께서 쓰신다’라는 사명이 있었습니다. 이 사명이 아니었으면 교황의 절대 권력 폭풍 앞에서 한 순간에 꺾이는 작은 잎새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루터의 이런 신념은 어릴 때부터 잘 나타납니다. 소년 루터는 음악적 재질이 뛰어났습니다. 찬양대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연령제한이 있어 근처에도 못 갔습니다. 그러나 주께서 쓰신다는 신념은 연령제한도 꺾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 주일 예배가 끝난 후 루터는 찬양대 앞 지휘자가 있는 곳까지 갑니다.
“어린이는 찬양대에 올 수가 없어. 너는 아직 자격이 없단다.”
지휘자가 엄숙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 때 소년의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주께서 쓰시겠다는데요?”
지휘자는 이 말에 큰 감명을 받고, 전통을 깨고 루터를 찬양대원으로 쓰게 되었고 훗날 루터는 그 유명한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찬송가를 만들게 된 역사를 이룹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사건을 앞두고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실 때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하면 곧 매인 나귀와 나귀 새끼가 함께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내게로 끌고 오라 만일 누가 무슨 말을 하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보내리라”(마 21:2~3).

주가 쓰시면 풀리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오늘날도 주께서는 나귀새끼를 풀어 쓰십니다. 주가 쓰신다는데 누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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