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변신

악마의 애벌레라는 곤충이 있습니다. 악마처럼 흉측하게 생겨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본래 이름은 더 깁니다. ‘히코리 악마의 뿔 달린 애벌레(Hickory Homed Devil)’입니다.
머리 쪽에 검붉은 색의 뿔이 나있고 원색적인 몸통에도 잔 뿔이 돋아있는 혐오스러운 외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보면 뒷걸음칠 수밖에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끔찍한 모습의 애벌레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로 히코리 나무에 서식하기 때문에 이름 앞에 ‘히코리’라는 학명이 들어가며 호두나무, 물푸레나무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애벌레가 자라 산누에나방과로 변태되고 나면 누구든지 깜짝놀랄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나비로 바뀌는 겁니다. 유충 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고운 자태, 미려한 날개를 뽐내는 나비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악마가 변해 천사가 된다고나 할까요? 누구도 과거의 애벌레였다고 믿지 않는 아름다운 나비의 모습으로 변신 하는 자연의 섭리. 이것은 창조주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이 보다 더욱 아름다운 변신이 있습니다. 죄와 허물로 죽었던 인간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은혜를 입고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는 변신입니다. 그것은 우주적인 사건입니다. 악마의 저주에서 벗어나 하늘나라의 자유로운 백성이 되는 기적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 기적에 대해 이렇게 선언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사람은 과거 ‘저주의 뿔’을 지니고 있는 혐오스러운 애벌레에서 은혜의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비상하는, 춤추는 아름다운 나비 같은 존재로 변화됩니다. 그 사람은 땅의 협소한 세계만 바라보고 절망하는 존재가 아니라, 더 높은 세계에서 바람결을 타고 광대한 세계를 누비는 축복받은 존재입니다.

죄인에서 성화된 존재로 바뀌는 기적, 그것이 은혜입니다.†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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